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10601113111745&p=munhwa
울진원전, 1시간도 안돼 특전사에 점령당했다
‘방위태세 점검’ 우왕좌왕… 속수무책
문화일보 | 장석범기자 | 입력 2011.06.01 11:31 | 수정 2011.06.01 12:01
'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가 1시간도 안돼 특수부대 요원들에게 뚫렸다. 헬기에서 공중투하된 요원들은 울진의 원전 정문까지 이동한 뒤 전광석화처럼 원전 안으로 진입해 주요 시설들을 접수해 나갔다. 원전 내 경계요원들이 무기력하게 제압됐고 원전의 주요 시설들이 폭파됐다. 불시에 기습을 받은 원전 측의 통합방위 대응은 초기에 상당히 우왕좌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18일 국방부가 육군 특전사 요원들을 투입해 실시한 원전 등 국가 주요시설 통합방위태세 점검에서 벌어진 일이다. 훈련 주체는 우리 군이었지만 실전처럼 이뤄졌으며 사전 통보 없이 전격적으로 치러졌다.
1 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4분 울진 원자력발전소 정문을 통해 특전사 1개팀이 침투했다. 국방부 특검단(최용림 중장)이 원전의 민·관·군 통합방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침투조 임무를 부여해 투입한 요원들이었다.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또다른 도발 형태로 국가 주요시설 테러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이들 시설의 대테러 대응 역량을 점검하기 위해 실전처럼 불시 기습 점검 작전을 펼친 것이다.
특전사 요원들은 원전 경계선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인근 해안에 UH-60 헬기를 이용해 도착한 뒤 신속하게 원전 정문까지 이동했다. 이들은 정문을 돌파한 뒤 야음을 틈 타 순식간에 원전 내로 진입, 주요 시설들을 점령해 나갔다.
사전 통고 없이 불시에 기습을 받은 원전 측의 통합방위 대응은 초기에 상당히 우왕좌왕했다. 원전 내 자체 경계요원과 인근 군부대에서 투입된 요원들이 차례로 제압됐고, 원전의 주요 시설이 가상으로 속속 폭파됐다. 이들이 원전시설을 장악하는 데에는 1시간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날 점검은 오후 11시20분까지 2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군 관계자는 "일부 직원의 경우 긴급 사태시 통합방위태세 매뉴얼에 따라 발령된 소집 명령이 내려진 지 1시간이나 지나서야 술에 취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이날 점검을 통해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평가해 도출된 문제점들은 세부적인 대응 매뉴얼에 반영해 보완키로 했다"고 밝혔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