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4. 08:14

[사설] 4대강 잇단 붕괴 사고에도 아랑곳없는 정부 - 경향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122107085&code=990101
 

[사설]4대강 잇단 붕괴 사고에도 아랑곳없는 정부
입력 : 2011-05-12 21:07:08ㅣ수정 : 2011-05-12 21:07:08
 
우기로 접어들면서 4대강 공사현장에서 물막이 붕괴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발생한 경북 구미취수장 물막이 붕괴 사고로 구미시 1만여가구 주민들은 닷새째 수돗물 없이 지내고 있다. 그제는 영산강 6공구 서창교 앞에서 4대강 사업 준설공사로 노출된 수도관이 불어난 강물에 파손되면서 200여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또 낙동강 22공구 공사현장에서도 지난달 말 제방이 붕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 붕괴 사고가 4대강 공사와 무관하다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4대강 공사현장에서 산업안전 실태를 점검한 결과 지난 4월1~20일까지 294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지적 건수는 총 363건으로 지난해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안전은 도외시한 채 장마철을 앞두고 오히려 공사를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미취수장과 영산강 임시 물막이 붕괴 등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구미취수장 임시 물막이가 붕괴된 8일 이전 8일간 해당 지역의 강수 총량은 20㎜가 조금 넘었을 뿐이다. 반면 구미취수장 물막이 붕괴에 앞서 취수장 하류에서 대규모 수중준설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큰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붕괴 사고가 계속된다면 4대강 사업을 제외하고 다른 데서 원인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도 정부는 4대강 공사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니 4대강 공사로 인한 붕괴라는 비판은 아예 듣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막이 붕괴가 우려되니 보강작업을 해달라는 구미시의 요청을 무시한 수자원공사의 태도가 이를 반영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제방이나 임시 물막이 붕괴는 시작일 뿐이라고 한다. 적은 비에도 물막이들이 붕괴하는데 집중호우가 내리면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 수해 피해가 본격화하면 단수 등의 불편 정도가 아니라 생명의 안전이 위협받는다. 국토해양부는 15일부터 5개월간 4대강 홍수대책상황실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업시행 전 계획홍수위보다 낮게 수위를 유지하면서 상황실에서 카메라를 통해 수계별 수위를 감시한다는 게 전부다. 이런 대책으로는 장마철 홍수에 대비할 수 없다. 구미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물막이를 붕괴 이전 상태로 복원한다고 해도 장마가 오면 붕괴 사고 재발 확률이 100%”라고 말했다. 안전대책 마련이 최우선이라는 전제 아래 4대강 공사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