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2. 08:19

4대강 보 경관조명 LED램프로… 초기 투자비용 100억원 더 들어 - 경향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112121125&code=920401
 

4대강·세종시… 국민세금 들여 대기업 좋은 일?
권재현 기자입력 : 2011-05-11 21:21:12ㅣ수정 : 2011-05-11 23:46:08
 
4대강 보 경관조명 LED램프로… 초기 투자비용 100억원 더 들어
세종시 정부청사 조명 70%도 LED로


정부가 4대강 16개 보 경관조명의 60%를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로 바꾸기로 했다. 업계가 “내수시장 진작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LED 전등은 전기료가 적게 들고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격이 10배가량 비싸다. 4대강 전등 교체 투자비만 100억원이 더 들어간다. 이 투자비는 고스란히 대기업 계열사들이 나눠 먹게 된다. 정부가 막대한 국민세금을 들여 대기업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LED 수요 진작 나선 정부 = 지식경제부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4대강 경관 조명 예산 17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LED 램프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종시 정부청사 조명의 70%를 LED로 교체해 세종시를 ‘빛의 도시’로 조성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세종시를 LED 특화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LED 산업의 내수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4대강 LED 조명 교체계획도 지경부의 협조 요청을 국토해양부가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LED 램프는 일반조명에 비해 시각적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디자인 설계가 가능해 4대강 사업을 보다 ‘화려하게’ 마무리하려는 국토부와 지경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ED 전구가 다른 조명에 비해 초기 투자비는 비싸지만 수명이 길고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해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성이 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램프형 형광등을 사용하지 않고 LED를 대체할 경우 설치비를 회수하려면 무려 21년을 기다려야 한다.

◇ 세금으로 대기업 퍼주나 = 정부의 LED 산업 활성화는 차세대 주력산업의 내수기반을 키워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실제 국내 LED 시장은 영세한 규모다. 시장 규모도 1100억~1500억원에 불과해 국내 조명시장의 2~3%에 불과하다. 세계 LED 조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대에 머물고 있다. LED 업계가 정부에 “내수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LED는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60W 백열등의 수명이 평균 1000시간, 형광등이 8000시간인 데 비해 같은 밝기를 지닌 7.2W LED 전구의 수명은 2만5000시간에 이른다. 전력소비량도 LED 램프가 백열등의 9분의 1 수준이다. 형광등보다 20%가량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60W 백열등 대체용 LED 전구 가격은 최대 5만원에 이른다. 최근 ‘실속형’으로 1만8900원짜리 제품이 나왔지만 업계 전체 평균 가격은 3만원선으로 아직 높은 편이다. 백열등은 개당 1000~1500원선이다. 형광등이나 할로겐은 3000~4000원선이면 살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4대강 LED 교체사업의 과실을 대기업 계열사들이 독점하는 것은 문제다. 현재 LED 시장의 주력기업은 삼성LED와 LG전자, 포스코LED를 비롯한 대기업 계열사다. 중소기업을 합치면 800여개 기업이 있지만 정부의 공공사업에서 대·중소기업 간 공정경쟁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