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1. 03:34

“쇼하나” 160명 與의원, 이정희 ‘집단조롱’ 뭇매 - 뉴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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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 한나라 의원들, 이정희 대표에 “쇼하나” 조롱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77181.html
 

“쇼하나” 160명 與의원, 이정희 ‘집단조롱’ 뭇매

“추하다 내려와” 아수라장…속기록 원문 보니 가관
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5.10 11:50 | 최종 수정시간 11.05.10 21:49  


한 여당 의원이 이정희 대표에게 당장 내려가라고 소리치고 있다. ⓒ 국회영상 화면캡처
 
한나라당 의원들이 한-EU FTA 단독 강행 처리 당시 반대토론을 하고 있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에게 “가진 표만큼만 권리 행사하라”,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그만하고..”, “추하다. 내려와”, “누구처럼 쇼하나” 등 막말과 조롱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를 주재하는 박희태 국회의장도 “‘의석수로 따져봐”, “법이 안 좋거든 법을 고쳐”라며 여당 의원들의 조롱을 거들었다.

160여명 여당 의원들의 과도한 야유에 다음 반대 토론자로 나선 강기갑 민노당 전 대표가 호통을 치는 등 소수정당에 대한 집권 야당의 꼴불견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아수라장은 국회 속기록 원문과 국회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공개됐다.

이정희 의원실측이 9일 저녁 아고라에 올린 ‘한-EU FTA 한나라당 단독 통과되던 날, 그 뒷 이야기’란 글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 밤 민주당은 “맹목적으로 비준에 반대하지는 않으나 현재의 대책이 미흡하다”며 본회의 보이콧을 결정했고 자유선진당은 권선택 원내대표가 반대 토론을 한 후 퇴장했다. 결국 한나라당 163명, 민주노동당 6명, 진보신당 1명만이 입장해 ‘163대 7’의 싸움이 시작됐다.

이정희 대표는 상정된 한-EU FTA가 왜 지금 통과돼서는 안 되는지 중소영세 서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목조목 반대의견을 밝혔으나 정해진 시간인 5분이 지나자 마이크가 꺼졌다.

이 대표는 마이크 상태에 개의치 않고 20분간의 반대토론을 이어갔다. 이 대표 보좌관은 “그때 나는 회의장 밖 TV로 회의를 보고 있었다. 밖으로 새어나오는 “들어가!”, “그만해!” 정도만 들렸는데도 그 조롱과 야유에 울컥울컥 했을 정도였는데, 속기록을 보니 “민노당이 가진 표만큼 행사해!”,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하지 말고”, “그만해!” 등등 가관이다”고 속기록 원문과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속기록에 따르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추하게 비쳐, 이제 그만해. 또 반대토론 하면 되잖아”, “기본부터 지킵시다”, “민노당이 가진 표만큼만 권리 행사하세요”, “토론 종결하고 표결합시다”,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그만하고……”, “정도껏 해야……”, “명백한 의사진행 방해입니다, 이것은”, “정도껏 해야지. 뭐야, 내려와. 아무리 좋은 말도……”, “토론 종결 선포하세요. 의사진행 방해 아닙니까”, “옛날 누구 따라하는 것이야, 뭐야. 쇼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할 얘기 했으면 내려 와야지”, “기본부터 지킵시다” 등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조롱과 고성은 이 대표의 마이크가 꺼지자 더욱 높아져 한 명의 동료 의원을 단상에 세워놓고 160여명의 여당 의원들이 집단 공격을 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이 대표가 “의원 여러분! 동료 의원은 조롱의 대상이 아닙니다. 여러분께 제가 이 호소를 드리는 것이 최소한 단 한 분이라도,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항의했으나 이 조차도 못 참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래, 수고했어요. 이제 내려오세요”, “잘했어. 내려와요, 내려와”라고 어린아이 달래듯 조롱했다.

이 대표가 단상을 내려가자 박희태 국회의장이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했고, 한 의원이 큰소리로 “우리가 수고했어요, 우리가..”라고 말하자 본회의장은 다수 의원들의 비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정희 의원실의 보좌관은 “참담한 표정으로 강기갑 의원이 반대토론 단상에 섰다”며 “그 첫 질문은 ‘한나라당 의원 여러분, 우리 이정희 대표의 말씀 듣기가 그렇게 역겹습니까?”였다”며 “좌중이 순간 조용해진다. 160명에 달하는 뻔뻔한 그들에게 비수를 꽂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후 강 의원은 생목소리로 이어진 불호령 같은 토론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압도했다”며 “그런데 민노당의 반대토론은 강 의원이 마지막이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토론종결안’을 발의했고, 박희태 국회의장은 찬반토론 신청자가 있었음에도 이를 가결한 것이다.

이 대표측은 “항의하자 박희태 의장에게 돌아오는 말은 ‘의석수로 따져봐...’”였다며 “그리고 바로 비준안 표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 대표측은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단상 앞으로 나와 항의하는 가운데 한·EU FTA 비준안은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항의에 박희태 의장이 하는 말은 “법이 안 좋거든 법을 고쳐”였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하는 박 의장도 여당 의원들의 조롱을 거들며 소수정당에 비수를 꽂는 발언을 한 것이다
 

ⓒ 민주노동당
 
이 보좌관은 “의견이 다를 뿐 그래도 ‘동료 의원’인데 논리적 대응은커녕 조롱하며 어찌 이럴 수 있나 싶어서 속상했다”며 “밖에 있었던 제가 그럴진대, 입에 담기도 어려운 한나라당 의원들의 야유와 비웃음의 십자포화를 홀로 견뎌내야 했던 의원님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속상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비준안 통과 후 이정희 대표는 “한나라당은 민주주의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 심판해야 한다”며 “오늘은 저들이 우리를 비웃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다음에는 꼭 진보정당이 의석수를 확보해서 잘못된 법 들을 고쳐야겠습니다”, “소수의 목소리, 약자의 권리, 소외자의 생존권 이런 것들이 건강하게 논의되고 배려되는 세상이 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난 한-EU FTA 찬성한다. 그래도 유럽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종속되는 것을 잡아주는 균형추 역할을 하니까. 그렇지만 이정희 의원님의 용기를 더 사랑한다. 비준안 통과 후, 이정희 대표의 말 한마디를 붙입니다: 한나라당은 민주주의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 심판해야 한다는....”, “한-EU FTA는 사회적 약자에게는 재앙이다. 굳이 똥인지 된장인지 안 먹어봐도 뻔하다. 광고질에 합의없이 국회통과라 이게 나라냐. 일본은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는 등 통과 과정을 비판하는 의견들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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