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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지와 다른 거주지…‘투표포기’ 환경(3)
[2070v프로젝트]20대는 왜 투표하지 않는가
김형석 칼럼니스트 | newsface21@gmail.com 11.05.08 11:47 | 최종 수정시간 11.05.08 11:49
20대 투표율이 저조한 것을 두고 "학습효과"를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까 선거와 투표라는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본다. 우선 한국사회는 정치에 굉장히 민감하다. 사실 대한민국처럼 정치가 언론 전면에 많이 등장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게다가 선거도 굉장히 많이 있는 셈이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주기가 맞지 않고 국회의원 선거 중간에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재보선 동시선서까지 치면 거의 매년 선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87년 12월 13대선 이후로 20여년간 굵직한 선거만 무려 15번을 치렀다.
이런 연유로 20대들이 선거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논리는 합당하지 못하다. 또한 20대들이 사회현상에 무감각하고 집단적 의사표현에 서툴다는 이유도 말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터넷 시대가 되고 나서 온라인에서는 하루에도 수십차례씩 집단의사표현이 벌어지는데 그때 그 의사표현의 중심은 대개 20대들이기 때문이다.
촛불시위도 일종의 의사표현이다. 관심이 없고 무감각하다면 춧불을 들고 광장에 나올리가 없다. 결국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20~30대 젊은이들이라는 것을 볼때 그들이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학습되지 않았다는 논리는 지금의 투표율 하락을 이해하는 정답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본다.
되려 그것보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뭔가 공감대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지금의 20대 투표율 하락의 원인이 "그들이 세상과 호흡하는 경로, 즉 학습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끼리 공감하는 공간, 즉 소통의 부족"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선거와 투표라는 것이 그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관점에서 이 문제를 추적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뭐 어찌 되었던 20대가 투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위 그림은 18대 총선의 투표율을 연령대 별로 세분화한 것이다. 전체 평균이 46.3%였는데 40대 이하 세대는 전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남녀를 불문하고 20대가 꼴지를 했다.
가장 투표율이 높은 세대는 74.3% 기록한 60대 이상 남자였다. 반면 가장 낮은 투표율은 23.4%라는 투표율을 기록한 20대 후반 남자였다. 양 세대의 투표율은 무려 세배 이상 차이가 난다. 과연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참 의문이다.
물론 남자의 경우 20대 전반은 20대 후반과 30대 전반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20대 전반 남자들의 투표율에 군인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들이 없었다면 20대 전반 투표율도 20대 후반과 별반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여성들의 투표율이 20대 전반이나 20대 후반이 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을 보면 쉽게 입증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눈여겨 봐야 할점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이동할때 투표율이 6.8% 상승했다는 점, 그리고 다시 30대 전반에서 30대 후반으로 올라갈 때 8.4% 투표율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우선 30대들은 20대들에 비해서 학교다닐 때 정치적 학습능력이 있었다는 이른바 경험론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좀 어패가 있다. 사실 386이라고 일컫는 80년대 대학생들은 2008년 선거 당시 이미 거의 40대다. 30대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08년 당시 30대 중반이라면 75년생쯤 될것인데 이들이 대학을 다닐때는 별다른 이슈가 있지 않았다. 따라서 20대 보다 30대의 투표율이 높은것을 이런 식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차라리 그것보다는 30대가 되어 직장을 갖게 되면 조직감이 생겨 투표라는 문화에 적응하는 적응력이 늘어난다고 판단하는게 더 합리적이지 않나 싶다. 물론 이는 주관적인 판단이니 틀릴 수 있다. 이것을 입증하려면 좀더 광범위한 인터뷰등을 통해 정성적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
또하나 생각이 드는건 한국의 20대에게 투표에 임하기 힘든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대학의 문제다. 대학진학률이 83%를 기록하다보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학을 간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주민등록지와 거주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투표는 마땅히 주민등록지에서 해야 하는데 대개 대학생들의 거주지는 대학 인근이니 이것이 같지 않으면 투표를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도 몇번 제기되었고 이 때문에 광범위한 부재자 투표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는데 상당히 일리가 있는 지적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렇다고 이것이 아주 근본적인 이유는 아닐 것이다. 어찌되었던 이건 30대와의 비교일 뿐이기 때문이다. 30대들이 20대 보다 투표율이 높기는 하나 그들 역시 평균에 미달되기는 마친가지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젊은이들 전반이 모두 선거와 투표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앞서 제기한 몇가지 사실들은 보조적 해법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른척하는 것보다는 뭔가 대안을 내놓는것이 낫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