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apsan.tistory.com/555
잉어떼의 집단산란 현장, 낙동강 잉어들이 샛강으로 이사간 까닭은?
2011/05/07 09:53 앞산꼭지
4대강 공사로, 산란을 할 수 없게 된 낙동강
"최근에 조업을 해보았는데, 강물이 완전히 흙탕물이고, 공사 때문에 어구 지역이 많이 좁아졌습니다. 그래서 그물을 칠 구간도 많이 없고, 찌꺼기들이 그물에 걸려 고기도 많이 없습니다 … 그런데 공사 때문에 강바닥을 다 파헤쳐놓아 물고기들이 산란도 못하니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최근 낙동강의 한 어부가 필자에게 전한 말입니다.
낙동강이 "4대강 공사로 물도 맑아지고, 물고기도 공사 전보다 2~3배 많이 잡힌다"는 그 웃지 못할 소리를 늘어놓은 4대강추진본부 차윤정 씨의 왜곡된 주장(4대강사업으로 강물이 맑아지고 물고기도 많이 잡힌다고?)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지난 초봄 만난 낙동강의 한 어부는 낙동강의 생태에 대해서 그렇게 걱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이런 강물에서 물고기들이 어떻게 산란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물고기들의 산란을 위해서는 여울과 수초들이 있어야 하는데, 4대강 공사로 낙동강 강바닥을 모조리 긁어내어버렸으니 물고기들은 낙동강 본류에서는 더이상 산란을 할 수 없는 것이다. 한강처럼 인공 산란장이 있다면 모를까 말이다.
그렇습니다. 지금 4대강 공사현장 어느 곳을 가보더라도 진실을 똑똑히 목격할 수 있습니다. 강물은 지난 2년 동안 계속해서 흙탕물을 이루어 탁도가 여전히 극심하고, 그런 곳에서 물고기들을 비롯한 수생명들이 제대로 생존을 영위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 보였습니다.
특히 산란철인 봄철을 맞아, 어부의 말처럼 물고기들의 산란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말 그 낙동강의 물고기들이 어떻게 산란을 하면서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똑똑히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샛강으로 쫓겨간 잉어떼들의 힘겨운 산란 현장
4대강 공사로 인해 강바닥을 온통 헤집어놓은 낙동강 본류에서는 더이상 산란을 할 수 없었던 낙동강 잉어들이 산란을 위해 그래도 물이 깨끗하고 여울이 있는 샛강들을 찾아 필사적으로 기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수심이 불과 10여 센티 안밖의 강물을 거슬러오르면서 한무리의 잉어떼들은 산란을 위해서 필사적인 몸부림을 펼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 잉어떼들의 집단 산란 현장
그 놀라운 장면은 그 자체로도 신기한 것인데, 그동안 4대강사업의 폐해를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고서 바라보는 그들의 산란광경은 참으로 눈물겨워 보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 허벅지만한 잉어들이 낙동강의 삶터을 떠나 산란을 위해서 여울과 맑은 물이 있는 그 좁은 실개천으로 몰려올 수밖에 없는 현실, 이곳이 4대강사업의 진실인 것입니다. 마치 각종 재개발사업으로 삶터에서 쫓겨나는 가진 것 없는 우리네 서민들처럼 말입니다.
▲ 산란을 위해 맑은 여울이 있는, 수심이 채 10여 센티도 안되는 샛강을 잉어떼가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저 잉어떼들을 위해서라도 4대강사업은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준설을 중단하고 물길을 터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4대강사업은 결코 완공이 될 수 없는 사업입니다. 지금 그 징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막대한 혈세를 탕진하며 낙동강 강바닥을 그렇게 열심히 긁어냈지만 지난 봄비로 강바닥엔 그만큼의 모래들이 다시 쌓인 것입니다. 수많은 지천들의 모래가 낙동강으로 그대로 몰려든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4대강사업은 국민 혈세만 탕진하는, 결코 완공될 수 없는 사업인 것입니다. 저 잉어떼를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 이런 샛강에도 4대강 삽질이 시작되려는가? 샛강의 맑은 물을 공급하던 하천숲을 파헤치러 굴착기 한대가 숲 가운데 들어와 있다
▲ 현장에 동행한 '애코채널 라디오인'이 잉어떼들의 집단 산란 장면을 영상으로 담았다. 함께 공유해본다. 낙동강에서 쫓겨난 잉어떼들의 산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편의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