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9. 14:55

손학규 승리 ‘1등공신’은 동아일보? - 미디어오늘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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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승리 ‘1등공신’은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 ‘분당우파’ 칼럼 새삼 화제…강재섭 색깔론 일관하다 패배
고동우 기자 | kdwoo@mediatoday.co.kr    2011.04.28  16:11:11 
 
분당을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를 꺾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승리의 1등공신’은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색깔론 공세’가 강 후보 패배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여기에 불을 당긴 주역이 바로 김 논설위원이기 때문이다.

김 논설위원은 지난 3월 21일자 칼럼 <분당우파 vs 강남좌파>를 통해 ‘분당우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을 크게 ‘자극’한 바 있다. 이 칼럼 이후 중앙일보 등은 <흔들리는 분당우파>, <분당우파에 달렸다> 같은 기사·칼럼을 통해 “공식선거운동에 나선 강재섭·손학규 후보의 타깃은 당연히 분당우파다. ‘분당우파를 지켜내느냐 허무느냐’의 싸움”임을 부각한 바 있다.
 

동아일보 3월 21일자 김순덕 칼럼. 
 
김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강남좌파가 분당지역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분당 사람들은 강남 좌파의 위선을 충분히 알아챌 만한 학력과 전문직, 생활수준을 갖고 있어 쉽진 않을 것 같다”, “그들은 강남 사람들처럼 체질적으론 우파지만, 기득권 수호에만 급급하지 않다는 점에서 수구 우파와 거리가 있다. ‘우파가 이래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은 커졌어도 젊은 날 매료됐던 좌파 이데올로기에 미련 두진 않는다는 점에서 강남 좌파와도 다르다. 이념 대신 이익을 챙기되 개인의 선택과 책임을 중시하는 합리적 실용적인 ‘분당 우파’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강남좌파의 ‘위선’을 비판하고 분당우파의 ‘합리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좌파에 대항한 우파의 결집을 호소한 글이라 봐도 무방했다. 김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그들은(분당우파) 편하겠지만 그들만 못한 사람들은 몰라서,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 정부나 강남 좌파를 믿다 더 살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면서 “깨어있는 우파라면 말해야 한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과 강재섭 후보는 이번 선거 내내 ‘색깔론’으로 일관했다. 강 후보는 “분당은 각계각층에서 대한민국을 이끄는 분들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며 “분당의 선택이 대한민국을 좌우하게 된다. 더 이상 좌파정권에게 힘을 실어 줘서는 안된다. 우파가 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다녔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26일 분당 유세에서 “과거 회귀적인, 수구적인 좌파세력들을 이제는 분당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합리적인 중도 보수세력 그리고 선진화 세력이 우리 분당의 대표로서 국회에 나와야 된다”고 밝혔다.

상대방을 ‘좌파’라고 비난하는 데 그치거나, 자신에 대해선 ‘보수세력’이라 칭했던 이전 사례와 비교하면 ‘우파’라는 용어의 등장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21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우리 사회가 자꾸 좌파다, 우파다 가르는 게 큰 문제”라며 “분열과 대립, 갈등을 통합으로 바꿔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영문학·문화평론가)는 분당을 선거 결과와 관련 “분당우파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낡아 빠진 냉전 논리를 들고 나와 설레발을 쳐봤자 이 정부가 저질러 놓은 악업을 만회하긴 힘들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한나라당은 동아일보 김순덕 같은 이들의 말을 들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자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