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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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도배하면서 엄기영 불법 물타기 "믿을 뉴스없다"
MBC·KBS 등 엄기영 불법선거 양비론···누리꾼 "은폐하는게 MBC가 할 짓이냐"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1.04.24 11:01:24
[기사일부 수정 24일 18시05분]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측이 강릉의 한 펜션에서 전화홍보원을 동원해 은밀하게 엄 후보 지지를 호소한 불법선거운동 혐의가 적발돼 4.27 재보선 막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명백하게 드러난 불법 선거운동 사실을 애써 외면한 채 한나라당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상대방인 최문순 후보도 불법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물타기하는 뉴스를 내보내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이들 방송사들은 또한 재보선 동향 등 주요 현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이틀동안 저녁 메인뉴스를 서태지 결혼과 이혼 뉴스로 도배하다시피해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경찰과 선관위가 엄 후보측의 불법선거운동 현장인 펜션을 급습해 선거운동원들을 연행한 지난 22일, 방송사들이 저녁 메인뉴스에서 가장 먼저 내놓은 뉴스의 제목은 “선거 막판 혼탁”(MBC), “불법 의혹 쟁점 부각”(KBS)였다. SBS만이 "4.27 재보선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를 지지하는 불법 전화운동원이 무더기로 적발됐다"고 직접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두 후보가 전직 사장이었던 MBC의 경우 가장 ‘교묘하게’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 MBC는 이번 사건에 대해 “선거전이 과열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불법 선거운동과 관권 개입 의혹 등 비방과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며 여러 ‘혼탁선거’ 사례의 하나로 소개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지난 2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MBC는 엄기영 후보측 '불법콜센터' 운용에 관한 경찰 수사 사실을 간단히 전한 다음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행동', 엄후보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한나라당의 '해명'과 최문순 후보측이 엄 후보를 1%로 따라잡았다는 허위사실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한나라당측의 '주장'을 주로 보도했다. 공식적인 선거운동 막판에 펜션까지 잡아서 수십명의 전화부대가 버젓이 불법선거운동을 벌이다 적발된 사안을 놓고 '후보와는 무관하다'는, 상식밖의 엄후보측 해명을 그대로 전파하면서 '상대방후보도 불법 의혹이 있다'는 주장까지 아주 '친절하게' 전해준 것이다.
KBS는 한 술 더떴다. KBS는 같은날 <뉴스9> ‘불법 의혹 쟁점 부각’에서 “선거대책본부와는 관계없는 일로 일부의 돌출행동”이라는 한나라당의 해명을 상세히 보도하고 최후보측에서 '엄 후보와 최문순 후보의 지지율이 초박빙'이라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를 함께 보도했다.
그러나 '펜션불법콜센터가 엄기영 후보와는 무관하다'는 엄후보와 한나라당의 주장은 '엄후보와 한나라당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억지 주장이라는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펜션을 빌린 계악자인 권아무개 씨와 불법선거운동원을 모집한 김 아무개 씨가 한나라당 당직자였으며, 한나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 아니면 확보할 수 없는 선거인명부 및 유권자 조직 명부가 다량 발견되는 등 구체적인 사실들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런 사실들이 추가로 드러난 23일 토요일 저녁 메이뉴스에서도 KBS와 MBC는 이같은 사실은 전혀 보도하지 않고 양측의 공방으로만 이 소식을 전했다. MBC는 되레 “(강원도에서) 정부 여당을 비방하는 과거 운동권식의 그런 유인물이 대량으로 불법 살포되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 주장을 그대로 싣기도 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뉴스9>
전날 방송사 메인뉴스 가운데 유일하게 이 사건을 제대로 보도했던 SBS는 이날 <8뉴스>에서는 “엄기영 후보 측이 평창올림픽 유치 100만인 서명 명단을 선거에 활용한 것이 드러났다”는 '사실'을 최 후보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들 방송 3사의 이같은 보도 태도는 한나라당과 엄기영 후보에게는 아주 신중하고, 사려깊고, 친절한 셈이다.
이 같은 보도행태에 대해 누리꾼들의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아이디 ‘ksypeace2’는 23일 MBC 뉴스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4.27 재보궐선거에 강원도 도지사 후보로 나온 엄기영 후보가 불법선거를 저질렀는데 MBC는 진실 보도를 하고 있지 않고, 다만 선거가 과열 됐다는 표현만 사용하면서 여당과 야당이 서로 과열 됐다느니 양비론적 시각만 보도하고 있다”며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에 대해 엄기영 후보의 불법을 은폐하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이 MBC가 할 짓이냐”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이들 방송사들이 서태지· 이지아 결혼및 이혼 소송 사건에 대해 집중 보도하고 있는 것 등과 관련해 “MBC와 연예가중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아이디 baulnim), “역시 MBC 뉴스는 정권에 장악당한 게 맞다. 그래도 참 허무하네요. 이젠 어느 뉴스도 믿고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어 슬프다”는 등 MBC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지난 2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