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4241907545&code=910110
‘엄기영 불법홍보’ 전화방 경비 1억원 추정… 한 달 전 펜션 현찰 계약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입력 : 2011-04-24 19:07:54ㅣ수정 : 2011-04-24 22:19:44
꼬리 무는 의문점들

대포폰 사용, 펜션이용료 현찰 계약,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원 서명명부 이용….
일당을 받고 전화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의 지지를 호소한 불법 선거운동을 둘러싸고 의문점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어림잡아도 1억원이 넘는 비용을 누가 어떻게 마련했는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풀리지 않는 물음표가 많지만, 엄 후보 측은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에서 비롯된 일”이라고만 답하고 있다.
◇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이용? = 강릉 경포대의 ㅂ펜션에서는 1t 트럭 절반 분량의 명부가 압수됐다. 주로 이름과 휴대전화번호가 적시된 유권자들의 명단 중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 명부가 포함돼 있었다.

침대 시트 들추자… 민주당의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불법·부정선거 진상조사단’이 지난 23일 엄기영 후보 측의 불법 전화선거운동이 적발된 강릉의 한 펜션에서 침대 시트를 들추자 유권자 명단, 엄 후보의 명함 등이 발견됐다. 민주당 강원도당 제공
이 명부는 ‘동계올림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동사모)’이 전국을 돌며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면서 20만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것으로, 지난 2월 엄 후보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엄 후보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원 민간단체협의회장을 맡으면서다.
동사모 관계자는 24일 “민단협 측이 협조를 요청해 자료를 전달했는데 이 서류가 불법선거운동 장소에서 나왔다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서명자료를 선거운동에 활용한 세력은 13만5000여명의 전국 동사모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뿐이 아니다. 문제의 펜션을 계약한 권모씨와 전화홍보원을 모집한 김모씨 등 현장에서 붙잡힌 두 사람 모두 동사모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가입만 하고 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법선거운동의 배후 진두지휘 의혹을 받고 있는 최모씨의 경우 강원 동사모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3월 “동사모 활동은 등한시하고 엄 후보 지원만 우선한다”는 등의 이유로 사무처장직을 박탈당한 것으로 동사모 측이 전했다.
동사모 관계자는 24일 “민단협 측이 협조를 요청해 자료를 전달했는데 이 서류가 불법선거운동 장소에서 나왔다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서명자료를 선거운동에 활용한 세력은 13만5000여명의 전국 동사모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뿐이 아니다. 문제의 펜션을 계약한 권모씨와 전화홍보원을 모집한 김모씨 등 현장에서 붙잡힌 두 사람 모두 동사모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가입만 하고 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법선거운동의 배후 진두지휘 의혹을 받고 있는 최모씨의 경우 강원 동사모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3월 “동사모 활동은 등한시하고 엄 후보 지원만 우선한다”는 등의 이유로 사무처장직을 박탈당한 것으로 동사모 측이 전했다.

조 편성 ‘조직적 홍보’ 민주당이 지난 23일 강원 강릉의 한 펜션 침대 시트 밑에서 찾아내 공개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지지를 부탁한 불법 전화홍보원들의 일정표. ‘지각은 절대 안됩니다’ 등의 지침이 적혀 있다. 민주당 강원도당 제공
◇ 당내 경선 때부터 불법홍보? = 펜션에서 압수한 선거운동원들의 ‘전화멘트’ 지침에는 “안녕하세요. 기호 다번 엄기영 후보 자원봉사자입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다번’은 당내 경선 전 예비후보 시절의 등록번호다.
이 문건대로라면 엄 후보는 한나라당 내 경선을 통해 공식 후보로 확정되기도 전부터 불법홍보활동을 벌인 것이 된다.
엄 후보가 당내경선에서 ‘다번’을 부여받은 것은 지난달 23일이고, 최문순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것은 지난달 31일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최문순 후보의 천안함 발언에 흥분해 벌인 일”이라는 엄 후보의 해명과는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내 경선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 비용은 누가? = 한달 전부터로 추정되는 불법 전화홍보운동에는 1억원 이상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35명이 전화홍보를 하면서 한달간 일당 5만원씩을 받기로 했고(35명×30일×5만원=5250만원), 펜션 방 6개를 빌리는 데 하루에 50만원씩(50만원×30일=1500만원)이 들었다.
한 끼 5000원으로 추정되는 식비와 컴퓨터 등 장비대여료를 합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다.
홍보원들은 선불폰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선거가 끝나고 일당을 받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한달 전 펜션이용료를 현찰로 계약했다고 펜션 주인이 증언했고, 컴퓨터와 복사기 등 장비도 한달 전 현찰로 임차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자원봉사단이 아니라 1억원 봉사단”이라고 꼬집었다.
◇ 몸통은 누구? =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권모씨와 김모씨는 “엄 후보를 돕기 위해 내가 저지른 일”이라며 당이나 엄 후보의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권씨는 한나라당 강릉지역위원회 전 청년위원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방의 당직자 수준을 넘는 ‘윗선’이 개입됐을 정황은 커 보인다. 경찰은 당장 선거운동원들에게 ‘항의가 들어올 경우 이쪽으로 전화하게 하라’며 알려준 휴대전화의 번호가 최모씨 것임을 확보하고 최씨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최씨는 전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강원도의원에 공천신청을 했고, 동사모 사무처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다량의 엄 후보 명함과 함께 엄 후보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조모씨의 명함, 쉽게 구하기 힘든 당 대의원과 선거인 명부도 발견됐다.
이 문건대로라면 엄 후보는 한나라당 내 경선을 통해 공식 후보로 확정되기도 전부터 불법홍보활동을 벌인 것이 된다.
엄 후보가 당내경선에서 ‘다번’을 부여받은 것은 지난달 23일이고, 최문순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것은 지난달 31일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최문순 후보의 천안함 발언에 흥분해 벌인 일”이라는 엄 후보의 해명과는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내 경선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 비용은 누가? = 한달 전부터로 추정되는 불법 전화홍보운동에는 1억원 이상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35명이 전화홍보를 하면서 한달간 일당 5만원씩을 받기로 했고(35명×30일×5만원=5250만원), 펜션 방 6개를 빌리는 데 하루에 50만원씩(50만원×30일=1500만원)이 들었다.
한 끼 5000원으로 추정되는 식비와 컴퓨터 등 장비대여료를 합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다.
홍보원들은 선불폰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선거가 끝나고 일당을 받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한달 전 펜션이용료를 현찰로 계약했다고 펜션 주인이 증언했고, 컴퓨터와 복사기 등 장비도 한달 전 현찰로 임차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자원봉사단이 아니라 1억원 봉사단”이라고 꼬집었다.
◇ 몸통은 누구? =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권모씨와 김모씨는 “엄 후보를 돕기 위해 내가 저지른 일”이라며 당이나 엄 후보의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권씨는 한나라당 강릉지역위원회 전 청년위원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방의 당직자 수준을 넘는 ‘윗선’이 개입됐을 정황은 커 보인다. 경찰은 당장 선거운동원들에게 ‘항의가 들어올 경우 이쪽으로 전화하게 하라’며 알려준 휴대전화의 번호가 최모씨 것임을 확보하고 최씨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최씨는 전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강원도의원에 공천신청을 했고, 동사모 사무처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다량의 엄 후보 명함과 함께 엄 후보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조모씨의 명함, 쉽게 구하기 힘든 당 대의원과 선거인 명부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