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731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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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실서 사과 강요”…경찰은 ‘내사’ 교과부는 ‘특감’
‘서일대학 분쟁’ 권력기관 과잉 개입 논란
옛 이사장쪽, 행정관이 직접 찾아와 압박 주장
청와대 “사실관계 확인했을 뿐 사과강요 안해”
경찰·교과부 “첩보·민원 때문” 청 지시설 부인
기사등록 : 2011-04-15 오전 08:18:11 박수진 이문영 기자
» 경찰청 특수수사과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수사와 특별감사에 착수한 서울 중랑구 면목동 서일대학 교정에서 14일 오후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오빠인 김재홍씨는 2009년 11월 관선이사 체제이던 서일대학이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던 때 이 대학 이사로 취임했다. 김씨를 추천한 것은 설립자인 이용곤 전 이사장이었다. 그러나 이후 재단을 운영하면서 김재홍 이사가 설립자인 이용곤씨의 재단 복귀 시도에 반기를 들면서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용곤씨는 “김재홍씨가 학교를 장악하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김재홍씨는 “(나를) 나쁜 데(이사장으로 복귀하는 데) 이용하려다 말을 안 들으니까 망신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곤씨가 1월 초 김재홍 이사에게 홍차를 끼얹은 사건도 학교 운영과 관련한 다툼이 배경이었다.
문제는 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옛 비리재단과 대통령 친인척의 싸움에 청와대와 경찰청 특수수사과 등 권력기관들이 개입한 꼴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친인척관리팀은 각종 청탁 유혹 등으로부터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는 게 본연의 임무이지, 이들을 옹호하는 기관은 아니다.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대통령 친인척과 갈등을 빚은 상대방의 집까지 직접 찾아간 것은 여러모로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아들 문연씨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집에 찾아와 “여러 정보기관을 통해 보고가 올라와서 절차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나왔다. 사과를 하지 않으면 김재홍 이사가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삼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연씨는 “신분증도 제시하지 않고 명함도 내밀지 않고 ‘청와대에서 왔다’고만 말하는 등 매우 무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수사에 착수한 시점을 보면, 청와대와의 교감에 의해서 수사에 들어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00년 청와대 하명수사를 주로 하던 ‘사직동팀’이 해체된 뒤 사실상 그 업무를 이어받은 조직이다. 그런 성격의 경찰청 핵심 수사팀이 수사력을 집중하기에는 서일대학이 규모나 명성 면에서 너무 작다. 수사 과정에서도 설립자 이용곤씨의 학사운영 개입에 초점을 맞췄다. 서일대학 재단인 세방학원 직원 이아무개씨는 “4~5시간 조사를 받았는데, 설립자의 학사개입 문제 등을 주로 물었다”고 밝혔다. 이용곤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게이트볼협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도 ‘돈을 횡령해 학사에 개입하려는 정황이 있다’고 쓰여 있다. 같은 시기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일대학에 대해 특별감사를 진행한 점도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그쪽(설립자 쪽)이 (대통령의) 친인척을 이용하려다 잘 안된 것 같다. (경찰 수사, 교과부 특감은) 김재홍씨가 사외이사 하다가 느낀 걸 직접 (경찰과 교과부에) 얘기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수진 이문영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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