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5. 12:15

김윤옥 사촌오빠 '한마디'에 권력기관 총동원 - 뷰스앤뉴스




출처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4398
 

김윤옥 사촌오빠 '한마디'에 권력기관 총동원

서일대학 갈등에 靑민정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교과부 나서
2011-04-15 08:43:19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오빠 김재홍씨가 관련된 대학 분규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개입하고, 뒤이어 경찰청 특수수사과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이 대학에 대한 수사와 특별감사에 각각 착수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한겨레>에 따르면, 사립 전문대학인 서일대학 설립자 이용곤씨의 아들 문연씨는 지난 14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지난 1월 초 설립자인 아버지와 김재홍 이사가 학교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아버지가 김 이사에게 홍차를 끼얹은 적이 있다. 그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 유아무개 행정관과 김아무개 과장이 1월12일 집으로 찾아와 아버지에게 ‘김재홍 이사에게 사과하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김재홍 이사는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오빠로, 2009년 11월 서일대학 재단인 세방학원 이사로 취임했다. 서일대학은 지난 2000년 설립자의 회계 부정으로 관선이사가 파견된 뒤, 2009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최근 설립자 이용곤씨가 아들 문연씨를 이사장으로 세우려 하자 김재홍 이사가 이를 반대해 두 사람은 갈등을 겪고 있다. 1월 초 서울 청담동 ㄹ호텔에서 이용곤씨와 김 이사가 말다툼을 하던 중 이씨가 김 이사에게 홍차를 끼얹은 것도 이런 학교 운영과 관련된 갈등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홍 이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신이 직접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몇십명이 있는 곳에서 펄펄 끓는 홍차를 덮어씌웠다. 내 개인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친인척이니까 민정수석실 친인척관리팀에다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쪽에 사과를 받아달라고 요구했나’라는 질문에 “내가 그런 부탁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과를 하라고 이야기하지 싸움 붙이려고 이야기하겠냐”라고 반문했다.

아들 문연씨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지난 1월에 문연씨 집에 찾아와 “여러 정보기관을 통해 보고가 올라와서 절차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나왔다. 사과를 하지 않으면 김재홍 이사가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삼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문연씨는 “신분증도 제시하지 않고 명함도 내밀지 않고 ‘청와대에서 왔다’고만 말하는 등 매우 무례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설립자 이씨를 찾아온 직후인 2월 초부터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서일대학 주변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5일 이용곤씨를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중이다. 경찰은 이 대학 박아무개(49) 교수가 레크리에이션 자격증 3만4000장을 팔아 얻은 수익금 28억원 가운데 16억원을 개인상가, 주택을 산 혐의로 수사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도 1월 말 제기된 민원을 바탕으로 3월7일부터 5일간 서일대학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유모 행정관은 지난달말 <한겨레>와의 첫 번째 통화에서 “(집에) 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말을 바꿨다. 14일 통화에서 유 행정관은 “설립자의 집에 찾아간 것은 사실이지만 김재홍 이사가 잘못한 것이 있는지 확인하러 갔다”며 “‘사과하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첩보를 통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영부인 가족과 이용곤씨의 다툼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김재홍씨는 2009년 11월 관선이사 체제이던 서일대학이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던 때 이 대학 이사로 취임했다. 김씨를 추천한 것은 설립자인 이용곤 전 이사장이었다. 그러나 이후 재단을 운영하면서 김재홍 이사가 설립자인 이용곤씨의 재단 복귀 시도에 반기를 들면서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용곤씨는 “김재홍씨가 학교를 장악하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김재홍씨는 “(나를) 나쁜 데(이사장으로 복귀하는 데) 이용하려다 말을 안 들으니까 망신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옛 비리재단과 대통령 친인척의 싸움에 청와대와 경찰청 특수수사과 등 권력기관들이 개입한 꼴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친인척관리팀은 각종 청탁 유혹 등으로부터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는 게 본연의 임무이지, 이들을 옹호하는 기관은 아니다.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대통령 친인척과 갈등을 빚은 상대방의 집까지 직접 찾아간 것은 여러모로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하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이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