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4. 11:09

야권연대를 질시하는 엉큼한 인간들 - 양정철닷컴




출처 : http://yangjungchul.com/149
  

야권연대를 질시하는 엉큼한 인간들
2011/04/14 05:10 양정철닷컴  
 
 
김해을에서 단일화를 이뤄낸 야3당 후보가 손을 잡고 있습니다.(사진:연합뉴스)

[양정철의 뉴스 셰프] 막장 드라마와 감동 드라마의 차이는 뭘까요. 막장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배신, 불륜, 음모, 시기와 저주가 짜증나도록 꼬이고 꼬입니다. 반면 감동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처음엔 역경을 겪지만 나중엔 사랑과 희생, 헌신과 배려, 눈물과 위로로 시련을 이겨냅니다. 아름다운 반전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듭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4.27 재보선을 드라마로 치면 어떨까요. 다른 곳은 몰라도 김해을의 야권단일화 과정은 감동 드라마적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처음엔 국민들을 실망시켰지만 결과는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뜨면 꼭 시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법입니다. 괜한 시비를 걸면서 고춧가루를 뿌리는 불순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일부 언론의 김해을 관련 보도가 그렇습니다. 너무 정략적이고 속이 들여다 보입니다.

민주당 김해을 국참당 후보 확정에 “또 유시민에게…” 망연자실 “유시민에게 또 당하면 총선 때 우리 의석 날아가” 민주 “또 유시민에게…” 망연자실 민주당 의원 44명, 유시민 한 명에게 당했다 김해乙 참여당 단일후보에…민주 위기감 엄습

정작 야권은 지난한 과정으로 단일화를 이뤘는데 새삼 ‘유시민 대 민주당’의 희한한 대결 및 갈등 프레임을 다시 부활시킵니다.

과연 그럴까요. 김해 을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어렵사리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유시민 대표의 잔꾀나 생떼 때문이 아닙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양보와 헌신과 희생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초기, 두 당간에 갈등이 깊어질 때 강력한 필승카드인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은 의석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며 멀리 보고 다 같이 하나로 마음을 모으자고 호소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던집니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벼랑 끝 대치를 할 때 민주당 예비후보인 곽진업씨는 과감하게 상대방 요구를 수용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방식을 통 크게 받아들입니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뒀을 때 전국의 참여당원들은 생업을 팽개치고 김해로 내려가 발로 뛰는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민노당 김근태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해 야권연대추진위원장을 맡아 단일화에 노력한 데 이어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른 후보들의 모범이 됐습니다.

그들 모두가 빚어낸 아름다운 드라마를, 유시민 대표 한 사람의 책략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헌신한 많은 사람들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더구나 민주당 곽진업 후보가 결단을 내려 성사된 일을 두고 민주당이 어처구니없이 당한 듯 얘기하는 것은, 누가 봐도 속보이는 이간질입니다.

민주당을 자극해 실질적인 단일화의 효과, 실질적인 연대의 노력을 차단해 보려는 못된 보도입니다. 물론 선통합을 얘기한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의 시기상 부적절한 발언이 있기는 했지만 민주당 상황을 그처럼 비참하고 누추하게 묘사해 자극하는 것은 매우 고약한 선정주의입니다.

김해을 선거의 의미를 왜곡하는 또 다른 프레임은 ‘유시민과 손학규’ 대결 프레임입니다. 거기에 ‘노무현 적통’을 함부로 끌어들입니다. 궤변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김해을에서 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민주당 곽진업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는 것은 노 전 대통령 ‘적통’ 경쟁을 벌이던 참여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참여당이 한 수 위 후계자란 점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 됐다.” “이번 경선 결과로 유 대표는 ‘노무현의 적통’ 계승 경쟁에서 민주당에 이겼다고 주장할 근거를 마련한 셈이 됐다.”

김해을 재보선에 ‘유시민과 손학규 대결’ 측면이 없진 않을 겁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적통은 누구 하나가 독점할 성질이 아닙니다. 일부 언론이 ‘적통’을 들먹거려 누가 누구에게 지고, 누가 앞서가고 누군 밀리고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노무현 정신’에 대한 모독입니다. ‘노무현 정신’ 혹은 ‘적통’이 무슨 특산 빵 만드는 기술특허도 아니고, 설렁탕 원조 다툼도 아닌데 격하 치고는 유치합니다.

이 역시 민주당을 자극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연대의 기운을 차단해 보려는 정략적 보도입니다. 노무현 정신을 김해에 가두거나 노무현 정신을 특정 당에 묶어두려는 속셈이 참으로 엉큼하기만 합니다.

선거 때만 되면 뭔가 장난을 쳐서 선거에 개입해 보려는 일부 언론들의 음험한 발상이 한심하기만 합니다. 제발 그만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