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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스타급 정치인들의 코미디 명장면 모음
2011/04/08 05:30 양정철닷컴
신문의 날엔 신문 보고, 방송의 날엔 TV 보는 홍보사진 나가나요?
내일은 주말입니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어도 가끔은 웃으면서 쉬어 가시죠. 최근 여러 매체 보도를 통해 우리를 마냥 즐겁게 해준 국내외 정치인들의 명장면만 모아 봤습니다.
1. 강재섭댁, 미용실 다녀왔네!
지난 1일 비공개로 진행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카메라가 돌아가는 줄 모르고 지도부 간에 ‘평소 격의 없는’ 언어가 마구 등장합니다. 모두, 같은 당 최고위원인 나경원 의원을 향한 말이었습니다. 그 발언들을 한 매체가 소개했더군요.
김무성 원내대표 : “미용실 다녀왔네~”(외모에 신경 많이 쓴 것을 비꼰 것으로 해석됨)
홍준표 최고위원 : “강재섭댁!”(나 최고위원이 강재섭 전 대표시절 대변인과 비서실장을 지낸 전력을 비꼰 것으로 해석됨. 일부매체는 강재섭계로 보도)
나경원 최고위원 : “아니 제가 왜 강재섭댁이에요?”(기분이 나빠 반박한 것으로 해석됨)
홍준표 최고위원 : “원칙 주장하는 공주님 또 한 분 나오셨네.”(원칙을 중시하는 척 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빗대 비야냥거린 것으로 해석됨)
김무성 원내대표 : “정치는 원칙이 아니야. 원칙으로 해결되지 않는 걸 해결하는 게 정치야. 좀 더 배워. 정치~”(정치판을 잘 모르는 듯싶어 훈계한 것으로 해석됨)
홍준표 최고위원 : “원칙만 자꾸 주장할 것 같으면 법원으로 돌아가라. 빨리!”(판사 출신이 정치를 뭘 아느냐고 나무란 것으로 해석됨)
여기까지가 회의 전 풍경입니다. 회의 끝나고 다른 풍경이 시작됩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홍준표 최고위원에게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분당을 공천 관련 질문을 합니다.
기자 : “정운찬 전 총리 입니까?”
홍준표 최고위원 : “놀고 앉았네, 신정아 좋으라고?”
기자 : “임태희 실장입니까?”
홍준표 최고위원 : “그건 코미디라고 했잖아!”(신경질적으로)
기자 : “강재섭 대표 입니까?”
홍준표 최고위원 : “니가 혼자 다해라!”(여기서 ‘니’는 질문한 기자)
☞ 동료 최고위원에게도, 기자에게도, 시종일관 반말입니다. 국회에 가면 가장 귀에 거슬리는 표현이 있습니다. 본회의장에서도 상임위에서도 의원들은 서로 이렇게 얘기합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존경하는 위원장님” “존경하는 ***의원님이 앞서 질의하신 것처럼…” 저는 그 표현이,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존경하지 않으니까 자기들끼리라도 존경하는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전혀 아니군요. 한나라당 최고위원들, 정말 ‘최고’입니다.
2. 봉숭아 학당이야?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7일, 또 다시 큰 웃음을 주십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분산배치 여부를 놓고 자기들끼리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이번 타깃은 충청 출신인 박성효 최고위원입니다. 그가 과학비즈니스벨트 분산배치 검토 보도에 분노해 “정책과 정치의 범위를 넘어서 대통령의 인품까지 (문제가) 번져나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그를 향해 쏟아진 이지메 발언들을 보시죠.
김무성 원내대표 : “말이 너무 지나치다. 함부로 말하고 있어!
홍준표 최고위원 : “(대통령) 인격을 거기서 왜 이야기하나. (과학벨트) 안 해주면 대통령 인격이 어찌된다는 거냐?”
안상수 대표 : “최고위원은 국가 전체 이야기를 해야지, 자꾸 자기 이야기만 하려 하면 최고위원 자리에 뭐 하러 앉아 있나. 그렇게 할 거면 사퇴하지!”
안상수 대표 : “봉숭아 학당도 아니고 말이야…. 박 최고위원이 그렇게 하는 건 잘못이다. 정치 선배들 얘기도 좀 들어야지”
… … … … … … … …
박성효 최고위원 : “미안합니다”
☞ 듣자하니 못할 말 한 것도 아닌데, 아주 짓밟아 버리는군요. 민주적 공당 맞나요? 무서워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렇다고 황망히 사과하는 사람은 또 뭐죠? 자기들끼리 아주 놀고들 계시네요. 한나라당 최고위원들, 정말 ‘최고’입니다.
3. 묵언수행 중인 분과 같은 엘리베이터?
6일 오전 한 일간지 여기자가 국회 엘리베이터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마주쳤습니다. 같이 타려는데 박 전 대표 옆에 있던 구상찬 의원이 기자의 팔을 잡아끌면서 내리게 합니다.
구상찬 의원 : “에이, 둘만 타게 할 순 없지.”
기자 : “저도 (1층으로) 내려가야 해요”
구상찬 의원 : “어서 내려요. 김 기자”
구상찬 의원 : (결국 박 전 대표가 먼저 떠나자) “특종을 김 기자한테만 줄 수는 없지. 옆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세요”
☞ 박 전 대표 측근들의 ‘과잉 의전’을 보여주는 해프닝입니다. 그러나 기자가 잘못했습니다. 묵언수행 중인 분에게는 정숙(靜肅)이 중요합니다. 혼자 수행하게 두셔야죠.
4. 누구 홍보일까요?
최근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배우 현빈(29.본명 김태평)이 사격 특등사수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현빈은 경북 포항의 신병 훈련소에서 진행된 사격훈련에서 수준급 실력을 보였다고 합니다.
☞ 그런데 이 사실은 어떻게 알려졌을까요. 국회 국방위원인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해병대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른 것이라 합니다. 언제부터 국회의원이 연예뉴스 기자가 됐답니까. 군에 자료 요청할 게 그렇게 없나요. 그런 걸 자료 요청하는 의원이나, 신병 한 사람의 훈련소 사격성적을 자료 제출하는 군이나…. 이 분 해병대 출신인데, 해병대 출신 의원들끼리 해병부대 가서 하루 근무 선 이벤트 한 분이군요. 속 보이는 의정활동, 속 보이는 해병대 홍보, 지나치군요.
5. 일본 방재복과 한국 민방위복의 비밀
일본 대지진 이후 거의 매일 브리핑에 나선 에다노 관방장관은 늘 방재복을 입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방재복이 일본 유명 백화점에서 특별 주문한 호화품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장관들이 착용하고 있는 방재복은 일본 미쓰코시 백화점에 특별 주문한 파란 점퍼와 모자, 셔츠, 바지 등 6종 풀세트로 1인당 가격이 약 3만엔(한화 약 36만원), 일본 내각이 고가의 방재복을 300~400 세트 구입했기 때문에 전체 방재복 값만 900~1200만 엔(한화 1억 원 상당)에 이른다고 합니다.
☞ 남의 나라 일에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냥 우리나라의 어느 분이 떠올라 웃음이 피식 나왔습니다. 전시용 벙커에 툭하면 가는 그 분. 꼭 민방위복 아니면 가죽재킷을 입습니다. 그런데 민방위복은 민방위 훈련이나 을지 포커스 훈련 때만 입는 옷입니다. 아무 때나 입는 게 아닙니다. 제가 청와대 있어 봐서 압니다.(^^)
에다노 장관의 경우 재난 현장을 갈 때 방재복을 입으면 몰라도 전 세계가 다 지켜보는 언론브리핑을 하는데 왜 매일 저런 옷을 입나 싶었습니다. 옷도 모두 용도가 있습니다. 이벤트 소품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그 분도 같은 망신 안 당했으면 좋겠습니다.
6. 그 많은 기념일을 어찌 다 챙기려고
7일은 신문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특별히 사진 한 장을 배포했습니다. 뜬금없이 이명박 대통령이 신문을 보는 사진을요.
☞ 이런…. 신문의 날이라고 해서 대통령 신문 보는 사진을 배포한 건 처음 보는 황당한 일입니다. 일상의 그 소소함과 생활 속 작은 물건들이 그렇게 홍보의 소재가 되는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쩌죠. 법의 날, 물의 날, 환경의 날, 또 무슨 무슨 날이 우리나라에 수십 개는 될 텐데요. 매체간 형평성 차원에서 방송의 날엔 설마 TV시청하는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