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수소폭발은 문제없다? 국내원전은 다르다? -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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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수소폭발은 문제없다? 국내원전은 다르다?

에너지정의행동 "원자력학계.언론, 아전인수격 해석 유포"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ㅣ 입력 2011-03-14 20:59:55 / 수정 2011-03-14 21:08:11

후쿠시마 원전 3호기 폭발

후쿠시마 원전 3호기 폭발 ⓒ유투브 화면캡쳐
 
정부와 일부 원전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후쿠시마 원전과 국내 원전의 작동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원전은 안전하다는 주장도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1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14일에는 3호기에서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지만,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 국내 전문가들은 원자로가 폭발한 게 아니라 수소폭발로 인해 외벽이 붕괴된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지진으로 전력공급이 중단돼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노심(원자로의 중심부) 일부가 녹아내린다. 이때 노심 주변의 핵료봉을 감싼 피복물질이 녹아 냉각수의 산소와 만나 발생한 수소가 공기와 반응해 폭발한 결과 원자로의 외벽이 붕괴됐다.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은 우라늄과 같은 핵연료봉이 녹은 게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이 원자로 내부에서 바로 물을 끊여 수증기를 만드는 비등경수로(BWR)인데 반해, 국내 원전의 경우 가압경수로(PWR)로 원자로 밖에서 수증기를 만들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언론은 이를 받아 쓰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에서는 이런 주장들이 왜곡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14일 성명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 "원자력계와 일부 언론이 아전인수격 해석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수소폭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 이 단체는 "2차례 폭발사고에서 수소가 폭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그 이전에 다량의 방사능 증기가 대기에 유포됐으며, 반경 20km에 있는 20만명의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상황에서 '수소 폭발'이 별 것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축소를 넘어 은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에너지정의행동은 "체르노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핵발전소 사고로 기록되는 미국 쓰리마일 사고 당시에도 폭발로 인해 건물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고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라고 밝혔다.

가압형경수로(PWR)이기 때문에 국내 원전이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단체는 "비등경수로와 가압형 경수로의 구분은 단지 발전소의 발전방식을 나누는 구분일 뿐 결코 안전성을 구분하는 개념이 아니"라며 "이런 상황을 뻔히 알고 있을 원자력계가 BWR 방식을 단지 사고 위험이 높은 원자로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원자력계와 일부 언론이 보이고 있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축소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지만 사실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