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격분, "MB 제발 체통 좀 지켜라" - 뷰스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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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격분, "MB 제발 체통 좀 지켜라"

"무릎 기도, 치욕스러운 장면", "국민에게나 무릎 꿇어라"

2011-03-04 07:46:49

이명박 대통령이 3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한 사실이 알려지자 불교계가 발칵 뒤집혔다.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정우식)은 3일 긴급 논평을 통해“국가 수장으로서 국격을 훼손시키지 말고 제발 체통을 지켜 달라”고 이 대통령을 질타했다.

대불청은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 기도를 “사회적 갈등요소가 되고 있는 일부 공직자들의 종교편향과 일부 종교 광신도들의 민족문화유산 파괴 행위를 정당화 시키고 국가 수장으로서 지도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로 규정한 뒤, “민족문화를 수호하지 못하고 민주주의 파괴, 민생파탄 책임을 지고 먼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불교신문><불교포커스><법보신문> 등 불교매체들은 일제히 성난 불교계의 소리를 전했다.

조계종 기관지인 <불교신문>에 따르면, 서울노인복지센터장 가섭스님은 페이스북 불교계 토론방인 부루나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그들만의 하나님께 기도한다”며 “씁쓸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고 글을 남겼다.

손안식 조계종 종교편향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이에 대해 "전적으로 목사에 의해 진행된 기도라면 사찰에 와서 의식에 따라 108배는 할 거냐"며 "현재 종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데 대통령의 이같은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법보신문>에 따르면,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도 “어떠한 경우에도 떳떳해야 할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서울시장 재직시 하나님께 서울을 바친 사건에 버금가는 기분 나쁘고, 치욕스러운 장면이다. 국민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부르는 이 나라가 창피하다”고 힐난했다.

박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조찬기도회는 국가가 관리하는 사단법인으로 일종의 공공기관”이라며 “그럼에도 국가조찬기도회에 종교인들이 아닌 개신교인들만이 참석하고, 또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것은 종교와 정치의 야합이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조직”이라고 해체를 주장했다.

<불교포커스>도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3일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무릎 꿇고 기도한 사실이 알려져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며 "‘개신교 달래기’를 위해 대통령이라는 직책에 걸맞지 않는 무리한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매체는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봉헌한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종교편향’ 논란이 끊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봉은사 땅밟기’ 등과 같은 개신교계의 불교폄훼도 계속되고 있다"며 "더구나 최근엔 템플스테이 및 전통문화 지원예산 축소로 불교계와의 관계가 악화된 시점에서 발생한 ‘무릎 기도’ 사건은 단순히 개인 신앙의 차원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라고 거듭 이 대통령을 힐난했다.

<불교방송>도 불교계 관계자가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나 대통령 취임 이후나 사찰을 방문해 법당 안에서 기본적인 예를 갖추는 ‘삼배’를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자기 종교에만 눈이 멀어 불교계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또 한 불자는 "기독교만을 위한 대통령이 국민통합 운운하는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불자는 "합심기도 장면은 특정 종교에 치우친 대통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종교 편향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통령 자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무릎 기도 파문을 전하며 "청와대 관계자들은 무릎 꿇은 대통령 모습이 신경 쓰였는지 행사가 끝난 뒤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단에 '사진을 배포하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며 청와대가 보도통제를 시도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