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1. 06:48

강의때 4대강·천안함 등 비판했다고… - 한겨레




강의때 4대강·천안함 등 비판했다고…
한동대 “학습권 훼손” 교수 징계위 회부…교수들 “지나친 처사” 논란일어
기사등록 : 2011-02-10 오후 07:46:55  기사수정 : 2011-02-10 오후 09:33:50 
 박주희 기자

경북 포항 한동대가 강의 때 정부에 비판적 의견을 자주 제기해 수업권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넘겨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교수는 “대학이 정치적 견해에 대한 검열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동대 재단인 현동학원은 지난달 10일 윤아무개(48) 국제어문학부 교수에게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통보했으며, 다음주 열리는 이사회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0일 재단이 윤 교수에게 보낸 징계 사유 설명서를 보면, 윤 교수가 지난해 1학기 때 고급 영문법과 언어철학을 강의하면서 ‘정부와 학교, 총장을 비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천안함 사건, 광우병, 광주 민주화운동과 같은 정치적 소재를 많이 다뤘고, 이런 주제로 기말시험 문제를 내 학생들에게 정치적 견해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재단은 “교수로서 직무윤리, 신의 성실, 교수 품위를 손상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사회적 문제들을 강의시간에 소재로 활용하면서 학생들이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길을 넓혀주려고 했을 뿐”이라며 “(대학·재단 쪽의 징계위 회부는)사실상 정치적 견해에 대해 자기 검열을 하도록 요구하는 처사다. 그러면서 학습권을 내세워 징계하겠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런 갈등이 알려지자, 대학 쪽은 정치적 사안과 관련한 내용은 징계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양규 한동대 교무처장은 “강의 시간에 내용과 관련 없는 정치적 문제를 지나치게 길게 언급해 학습권을 침해하는 수업 방식을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수의 강의·수업 방식을 문제삼아 징계까지 하려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위협하는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동대의 한 교수는 “일부 학생들의 수업권이 방해받았다고 해도, 교수를 징계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46281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