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4802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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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금강 지천서도 ‘역행침식’
[시민공동조사단 현장 답사]
영산강 25개 지천 바닥 침식
“본류 준설로 지류까지 패여…여름 큰비에 홍수 피해 우려”
정대하 기자 전진식 기자 기사등록 : 2011-05-29 오후 08:24:41 기사수정 : 2011-05-30 오전 12:13:47
» 29일 ‘4대강 시민공동조사단’이 영산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행침식’의 대표적 사례로 꼽은 지석천과 영산강 합류지점. 준설로 본류의 수면이 내려가자 지천의 물이 빠른 속도로 흐르면서 하상을 깎아내 점점 계곡처럼 변해가고 있다. 나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마치 폭포 같잖아요? 영산강 본류를 준설하니까 지천까지 파이면서 발생하는 현상이지요.”
29 일 낮 12시께 ‘4대강 시민공동조사단’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전남 나주시 금천면 지석천이 영산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에서 밑으로 2m가량 푹 파인 지점을 가리키며 “역행침식의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영산강 본류를 5~7m정도 준설해 강바닥이 낮아지면서 지류인 지석천의 침식 기준면도 낮아져 점차 상류 쪽으로 침식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천 침식으로 제방 돌이 하나둘 떨어져나가다가 어느 순간 제방도로까지 유실되는 피해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 지만 지천의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공동조사단이 28~29일 영산강 일대를 조사한 결과, 37곳의 지천 가운데 25곳가량에서 역행침식이 관찰됐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김진애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영산강에 6월 말까지 ‘하상보호공’(지천의 제방 등이 유실되지 않도록 설치하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구간은 6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박 교수는 “하상보호공을 설치하더라도 유속이 빨라져 밑바닥이 푹 파이면 큰비가 올 경우 쓸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역 행침식으로 지천에서 깎여나가는 모래와 자갈은 본류에 쌓이게 돼 준설이 무의미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산강 사업구간의 준설은 27일 현재 95.2%가 끝난 상태지만, 이미 일부 사업구간에 모래가 다시 쌓이는 재퇴적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최지현 영산강살리기 광주전남시민행동 사무국장은 “결국 애초 준설한 목적은 사라지고 유지관리 비용만 늘어날 뿐”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27일 충남 부여군 왕포천 부근의 언덕이 4대강 공사 과정에서 새로 낸 물길의 영향으로 무너져 있다. 부여/전진식 기자seek16@hani.co.kr
4 대강 사업에 따른 훼손은 금강의 지천들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충남 부여군 왕포천의 경우 공사 과정에서 물길을 따로 내는 바람에 하천 옆의 언덕이 일부 무너져내렸다. 충남 공주시 검상천과 금강 본류 합류점에서는 공사를 위해 흙으로 다져 만든 임시도로가 물살에 쓸려내려갔다.
역행침식 피해를 막기 위한 하상보호공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4대강 시민공동조사단이 지난 27~28일 충남 공주·부여·청양 일대의 5~7공구 지천 31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하상보호공 설치 공사가 대부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몇몇 하상보호공이 설치된 곳도 강 양쪽 비탈면에만 설치되고 강바닥 등은 그대로여서 집중호우에 크게 취약할 것으로 예측됐다. 부여군 자왕천의 경우, 이미 하상보호공 일부가 물살에 떠밀리고 깨져 재시공이 불가피한 상태다. 청양군 지천도 지난해 여름의 큰비로 하류 쪽 사면이 크게 무너졌지만 하상보호공 공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정민걸 공주대 교수(환경교육)는 “여름철 큰비로 수량이 많아지면 강 사면에 설치된 하상보호공이나 모래로 다져놓은 비탈면들이 모두 쓸려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공사현장에서 재시공이 불가피해 더 많은 예산을 낭비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주 담양 공주 청양/정대하 전진식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