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영산강 지천도 침식 “장마철, 벌써 두렵다” - 경향
2011. 5. 30. 00:45 in 4대강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292137335&code=9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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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영산강 지천도 침식 “장마철, 벌써 두렵다”
배명재·정혁수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입력 : 2011-05-29 21:37:33ㅣ수정 : 2011-05-29 21:37:33
며칠 적은 비에 모래 쓸려가 곳곳에 폭포 생겨
홍수 땐 빠른 물살에 제방 깎여 물 넘칠 가능성
우려지역 25곳 중 하상정비 계획은 고작 6곳
4 대강공사에 따른 준설로 인근 지천의 모래·자갈이 본류로 휩쓸려 내려 제방이 붕괴되는 역행침식 현상이 한강·낙동강에 이어 금강·영산강에서도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27~29일 3일 동안 시민환경연구소 등이 금강·영산강 일대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밝혀졌다.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올여름 홍수철에 지천 둑이 무너질 수도 있다”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9 일 오전 전남 금천면 신가리 영산강 사업 제5공구. 영산강 본류와 지천인 지석천이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 지난 9일부터 사흘간 비가 140~150㎜ 내리면서 ‘작은 폭포’ 하나가 생겼다. 영산강 본류를 5~7m나 파낸 것이 화근이 됐다. 지석강과 본류 사이에 2m 이상 낙차가 생겼다.
그동안 졸졸 흐르던 물살이 폭우가 한번 쏟아지면서 수량이 많아지자, 갑자기 폭포수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지천에 있던 모래더미가 본류로 떠밀려 내려왔다. 합류 지점엔 다시 모래가 퇴적되기 시작했다. 이미 깊이 준설한 본류를 또다시 파내야 하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하나마나한 ‘4대강 공사’가 돼버린 것이다.

지난 27일 4대강 현장조사단이 찾은 부여 은산천, 천변 부지 곳곳에서 균열 증상이 확인됐다. 또 좌안변에서는 빨라진 유속으로 인해 지반침식이 일어나면서 주변 지역의 붕괴를 막기 위한 제방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 정혁수 기자
이 날 ‘4대강 홍수대비 현장 공동시민조사단’을 이끌고 온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며칠간 내린 적은 비로 이렇게 토사가 밀려내려왔다면 홍수 때는 지천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물살이 많아지고 속도를 더하게 되면서 제방까지 깎이고, 결국은 물이 들판으로 넘치는 최악의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동조사단 조사결과 이처럼 역행침식이 우려되는 지천은 25곳이나 됐다. 반면 정부는 겨우 지석천 등 위험지역인 6개 지천에만 하상유지공을 설치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평동천과 황룡강엔 4월 말까지 이미 하상유지공 공사를 끝마쳐야 했다. 그러나 이날 현재 6곳 어디에도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금 강 일대 지천엔 이미 역행침식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27일 오전 충남 부여군 부여읍 금강 5공구 사업지구인 은산천 입구. 인부 6명이 지천 제방공사를 하고 있었다. 둑 안쪽 곳곳이 침식으로 ‘생채기’가 나 흉물이 돼 있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빨라진 물살로 둑 왼쪽이 깎여나가면서 그 위쪽 가옥 3~4채가 붕괴할 수도 있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관동대 박창근 교수가 4대강 준설공사 때문에 영산강 본류와 지석천이 만나는 지점에 2m 높이의 낙차가 생기면서 작은 폭포가 만들어진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 배명재 기자
이 런 피해를 막기 위해 금강엔 이달 말까지 30개 지천에 하상유지공이 설치된다. 그러나 이미 공사가 끝난 지천 하상유지공이 떠내려간 곳도 속속 드러났다. 6공구 치성천·운곡천·중평천·잉화달천·가증천 등은 지난해 4월 하상유지공이 설치됐다고 정부에 보고됐다. 하지만 이들 지천의 하상유지공은 상당수 유실되거나 아직 설치공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불법·부실공사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금강 6공구 공사장엔 오탁방지막 등 하천오염을 막기 위한 시설도 하지 않은 채 포클레인 2대가 강바닥 ‘삽질’을 해댔다.
영산강 7공구 용두교 인근 ‘저수호안공’ 공사는 그냥 철망 위에 돌덩이를 얹어놓았고, 승촌보 부근 구하도 복원 수로도 둑밑이 허물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