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28. 14:28

SBS여기자 "귀막히고 코막히는 명품 모피쇼" - 미디어오늘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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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여기자 "귀막히고 코막히는 명품 모피쇼"

서울시출입기자 정면 비판 "시민정서 이해하지 못하는 서울시"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1.05.27  17:24:15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항인 한강 인공섬(‘세빛둥둥섬’) 개장 이후 첫 국제행사로 모피가 포함된 명품 패션쇼가 열리는 데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서 울시청을 출입하고 있는 최고운 SBS 기자는 27일 SBS 기자블로그인 ‘취재파일’에 올린 글에서 “흐렸다, 갰다 하는 날씨를 ‘아가씨 마음처럼 변덕스럽다’고들 하는데, 서울시는 아가씨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걸까”라고 썼다.

한 강 인공섬에서 모피 패션쇼를 열기로 한 데 대한 빗발치는 비난여론에도 서울시가 행사 취소는 어렵려다며 보도자료 배포 등 적극 행사 홍보에 나선 데 대해 서울시는 △모피 제품을 빼면 패션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펜디측이 알려왔다 △이미 천 명이 넘는 외신기자들에게 보도자료가 나갔고, 항공권과 호텔 대금도 지불됐다 △지금 취소하기에는 손해가 막심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최 고은 기자는 이같은 서울시의 해명에 대해 “유명 개그프로에 나오는 유행어 말마따나 ‘코가 막히고, 귀가 막히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왜냐하면 서울시가 처음에는 이 행사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었기 때문이다. 그 때는 서울시가 행사를 중단했을 경우 업체가 입게 될 피해를 몰랐겠느냐는 것이다.
 

27일 아침 게재된 최고운 기자의 SBS 취재파일
 
그 는 “서울시가 '세빛 둥둥섬' 첫 공식 행사로 명품 패션쇼를 선정했다고 기자들에게 알렸다가 동물보호단체가 '모피' 제품이 포함됐다고 강하게 반대하기 시작하니까 여론이 악화될까 화들짝 놀라 취소한다고 말할 때부터 (앞서의 서울시의 행사 강행 필요성에 관한 내용은) 이미 나왔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최 기자는 애초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 제기되자 서울시가 ‘모피 제품이 포함돼 있는 줄 몰랐다'고’ 거짓말까지 했다며 “그러면서 모피 제품을 빼지 않으면 세빛 둥둥섬 임대를 (펜디사에) 안 해줄 것이라고 큰 소리 쳐 놓고서는, 일주일 뒤에 슬쩍 한 발 빼서 ‘펜디 쪽이 어려움을 호소해서 허락해줬다’고 하면 시민들이 ‘그래, 그런가보다’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전체 40여 점의 제품 가운데 모피가 절반이라 모피를 뺄 수는 없지만 선글라스나 가방 등 선보일 제품 숫자를 늘려 모피 비중을 줄이겠다고 펜디 측이 밝혀왔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는 서울시의 해명에 대해 최 기자는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모피’가 포함됐기 때문에 패션쇼 자체를 취소하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패션쇼에서 보여줄 제품을 확 늘려서 모피가 조금 적어보이게 하면 된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한 문제가 불거지자 펜디사에서 △디자인에 재능이 있는 젊은 인재에 대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경영대회를 열고 △선발된 학생에게는 전 세계 펜디 네트워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서울시의 추가설명도 도마에 올랐다.

최 기자는 “‘어쩔 수 없이 패션쇼를 열게 됐지만 펜디 쪽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폭 지원한다고 하니 눈 감고 넘어가주는 건 어떻겠느냐’는 의미로 다가오는 건 왜일까”고 지적했다.

그 는 이번 논란의 본질에 대해 “(모피 제품이 나오느냐 여부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갖은 비난을 무릅쓰고 만든 한강 수상시설 ‘세빛 둥둥섬’에서 대다수가 누리기엔 무리가 있는 명품 패션쇼를 열기로 했던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라며 “명품 패션쇼가 우연히도 ‘모피’로 갖은 포화를 맞게 되자 서둘러 '취소'운운하며 막아보려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부끄러움을 무릅쓴 채 모기만한 목소리로 ‘다시 엽니다’ 하게 되는 과정이 누가 보기에도 이해하기 어렵고 우스운 이유가 여기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7년 북경에서 열린 펜디 패션쇼

그는 “명품 ‘패션쇼’도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서울시가 주장한다면 제가 할 말은 없겠지만 어떤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인지 서울시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