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8. 09:52

김앤장이 이명박 정부 각료 배출소인가 - 경향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132115335&code=990101
 

[사설]김앤장이 이명박 정부 각료 배출소인가
입력 : 2011-05-13 21:15:33ㅣ수정 : 2011-05-13 21:15:33
 
‘5·6 개각’에서도 국내 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5개월간 김앤장 고문으로 근무하고 1억27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국토부 차관 출신인 그는 무려 월 2500여만원을 보수로 받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고위 관료 출신들이 김앤장과 같은 대형 로펌에서 고액의 보수를 받고 일정기간 머무르다가 입각하는 것이 일상화된 듯하다.

김앤장 출신 현 정부의 고위인사는 한승수 전 총리, 한덕수 주미 대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 서동원 전 공정거래위 부위원장 등 부지기수다. 또 인사청문회 도중 낙마한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김앤장에 몸을 담았다. 특징은 검찰 출신인 김회선 전 2차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현직에서 물러난 뒤 김앤장에 적을 두고 매월 수천만원씩을 받다가 나중에 고위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는 법무법인 바른에서 7개월간 7억원을 수령한 사실이 밝혀져 후보직을 사퇴했다.

윤 재정부 장관은 재작년 1월 청문회 때 “우리는 그만두면 모래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합니까. 김앤장도 못 가게 하면 공직자는 어쩌란 말입니까”라며 자신의 김앤장 근무를 정당화한 적이 있다.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일리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점을 간과했다. 김앤장이 변호사 자격증도 없는, 그리고 언제 떠날 지도 모르는 경제관료 출신들에게 거액을 주는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 정부에 대한 이들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것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이들이 김앤장에 부채의식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며, 현직 공직자들은 다시 상사로 올지 모르는 이들의 청탁에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김앤장이 회전문 인사의 축으로서 자리를 잡은 지는 오래됐다. 그래서 그동안 많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문제의식 없이 김앤장 인사들을 중용해 김앤장의 위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앤장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위 공직 출신자들이 법률회사에 근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 고위직으로 복귀하는 순간 그들이 받은 거액의 보수는 사실상 김앤장의 족쇄로 변한다. 대통령이 국민정서를 무시하고 김앤장 출신 인사들을 거리낌 없이 장관으로 내정해 불신을 자초하는 이유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