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의 4대 금융지주 ‘싹쓸이’가 공정사회인가 - 경향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112113365&code=990101
[사설]대통령 측근의 4대 금융지주 ‘싹쓸이’가 공정사회인가
입력 : 2011-03-11 21:13:36ㅣ수정 : 2011-03-11 21:13:39
이명박 대통령의 ‘제식구 챙기기’ 인사는 아마도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모양이다. 공기업은 물론이고 금융회사, 민간기업에 이르기까지 측근들 자리 챙겨주기 인사로 지탄받아온 이 정권은 결국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 다섯 곳 가운데 네 곳의 회장 자리를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로 채우겠다고 나섰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전무후무한 것은 물론이고 후진국에서도 보기 드문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이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에 내정됐다. 강 위원장이 누구인가. 이 대통령의 허황된 ‘7·4·7’(7% 경제성장, 소득 4만달러, 7대 경제강국) 대선 공약을 설계하고, 이 정권 첫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고환율·부자감세 등 이른바 ‘MB노믹스’를 밀어붙이다 중도하차한 인물이다. 금융회사를 경영한 경험도 없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소망교회 인맥인 데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부자감세 철회 논의를 거론하자 곧바로 전화를 걸어 무산시켰을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실세’다. ‘보은 인사’ 외에는 달리 설명될 수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금융위원회가 산은지주 회장의 보수를 올리겠다고 나선 점이다. 그동안 항간에는 강 위원장이 개인 사정 때문에 연봉 수준이 높은 금융기관의 장으로 올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았다. 이 풍문대로 이 대통령이 강 위원장의 개인 사정을 고려해 그를 산은지주 회장에 임명하고 위인설관 식으로 보수까지 올려주는 것이라면 이는 특정인의 필요에 의해 국책 금융기관 최고경영자 자리를 제공하는 염치없는 짓이다. 더구나 이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 공기업의 보수를 삭감한 바 있다. 국민이 어떻게 볼지 전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