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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엄기영은 옳은 일에 앞장 선 적 없다" - 뷰스앤뉴스

civ2 2011. 3. 8. 18:15


출처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2933


신경민 "엄기영은 옳은 일에 앞장 선 적 없다"

"그는 지독한 망설임과 속내 감추기로 '엄 햄릿' '엄큼이'라 불렸다"

2011-03-08 15:53:26


신경민 MBC 논설위원이 8일 작심하고 엄기영 전 MBC사장을 융단폭격하고 나섰다.

신경민 위원은 앞서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출마설이 나돌 때만 해도 "원래 그렇거든요"라는 짤막한 멘트만 남기고 더 이상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신 위원은 그러나 8일 <기자협회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정치권의 엄기영 영입 논란을 지적한 뒤, "그러나 함께 일해온 MBC의 선·후배들은 당혹스럽지만 혼란스럽진 않다. 이런 미래를 예견했기 때문"이라며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엄기영씨가 화려한 장수와 출세를 누린 이유는 많다. 수려한 외모와 드문 미성으로 남녀노소에게 파고들었고 실질적으로는 권력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 적을 만들지 않았다. 그런 탓에 그는 민주화 이후 13년 동안 국민과 호흡하면서 앵커의 이미지를 주었지만 의미 있는 말을 선물하지 못했다"며 "굳이 어록을 들자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가 거의 유일하다. 모진 소리를 하지 못하는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런 점은 엄기영의 천성에서 비롯한다. 속마음을 절대로 끝까지 내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동조했다. 그래서 나쁜 짓에 앞장서지 못했지만 옳은 일에 앞장서지도 않았다. 종국에는 올바르고 바람직한 결정보다는 당시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결론을 택했다"며 "지독한 망설임과 속내 감추기로 ‘엄 햄릿’ ‘엄큼이’라고 불리었다"며 엄 전 사장의 별명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앵커 전후해서 엄기영은 회사 내외의 권력을 따랐고 사장 이후에는 일관되게 자리 지키기에 유리한 쪽을 택했다"며 "피디수첩 방송에 대한 즉각 사과, 앵커와 백분토론 손석희 교수의 교체 등으로 분명히 나타났다"며 엄 전 사장의 사장때 행보를 상기시켰다.

그는 또 "이해하지 못할 대목은 2010년 2월 방문진과의 불화 끝에 엄 사장이 퇴임하던 날이었다. 회사현관에서 농성 중이던 노조 집행부에게 손 하트를 만들면서 회사미래를 당부했다"며 "선후배들은 지금도 이 제스처가 즉흥적이었는지, 의도적이었는지 궁금하게 여긴다. 다만 이 제스처가 당시 그에게 유리했을 것으로 본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사장 퇴임후 행보에 대해서도 "정치입문 과정에서도 엄기영씨는 망설이는 듯하면서 유리한 쪽으로 행보를 취했다"며 "지방선거 이전에는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가 성향에 맞지 않는 야당의 출마제의를 언론인으로 남겠다면서 거부했다"며 엄 전 사장이 민주당 영입 제의를 거부했을 때 발언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그러나) 야당 도지사의 정치생명이 시한부에 들어서자 재빨리 강원도로 주민등록을 옮겼고 정치입문이 분명한 상황에서 이를 부인했다"며 "이미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시 인식의 혼란을 겪었지만 그 나름으로 일관된 행보였다"고 힐난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그의 특이한 사례에서 우리는 이미지와 실체가 도저히 만날 수 없는 간극을 본다"며 "내실을 갖지 못하는 이미지를 몇 십 년 묵히거나 그럴듯하게 포장해도 이미지일 뿐 실체가 될 수 없다"며 엄 전 사장이 '이미지 덩어리' 뿐임을 강조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이번 강원도 선거에서 이미지와 실체 중 어느 쪽이, 얼마나, 어떻게 지배할지 언론인으로서 궁금하다"며 강원도민의 선택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며 "선거 과정과 그 이후 엄기영과 강원도 그리고 우리 정치와 언론에 줄 영향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