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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약속 해놓고 등산간담회로 대체 - 뷰스앤뉴스

civ2 2011. 2. 20. 19:15



출처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2370


MB "대통령 해먹기 힘들다 생각한 적 없다"

기자회견 약속 해놓고 등산간담회로 대체, 간담회마저 중간에 끝내

2011-02-20 16:39:47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방송좌담회때 기자회견을 기피하는 게 아니냐는 진행자의 쓴소리에 "설 지나 한번 할까 한다"고 기자회견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기자회견 대신에 취임 3주년을 맞아 20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청와대 뒤편 북악산 산행을 한 뒤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간단한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대체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와 관련, "취임 3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할지 프레스미팅을 할지 여러 방식을 생각했는데 대통령과 기자단이 일요일에 산행을 같이 하고 식사를 한 후 간담회를 갖는 게 어떻겠나 생각했다"며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언론과 소통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자회견 기피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건 아니다"라며 "이미 2월 초 방송좌담회를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밝힌 바 있고, 그 이후 특별히 현안이 축적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형식에 구애됨 없이 자연스러운 방식을 마련한 것"이라고 밀했다.

그러나 이날 오찬간담회는 '자연스런 소통'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이 대통령은 개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밥 잘 먹고 등산 갔다 와서 그런 딱딱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분위기에 안 맞는 질문"이라며 "그런 건 나중에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하고 답변하겠다"고 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근 원세훈 국정원장을 미국에 급파한 게 남북정상회담 극비 추진에 대한 미국의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와 "차라리 기자회견을 하는게 나을 뻔 했다"며 불쾌감을 나타낸 후 "남북 대화는 주위 국가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지만 사전 상의 절차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금년이 좋은 기회라고 (북한에) 메시지를 주고 싶고, 많은 나라가 그런 얘기를 하고 있고 북한도 많은 고민을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면서도 "지난해 어느 국가를 방문했을 때 그 국가 정상이 김정은의 나이를 묻더라. 본나이가 스물여섯이라고 하니까 그 정상이 '나는 육사를 졸업하고 별을 따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며 '어떻게 26살은 하룻밤 자고 나서 대장이 됐느냐' 하더라"며 "어떻게 보면 맞장구를 쳐서 그렇다고 창피하다고 같이 욕을 하고 싶어도 섬뜩 드는 생각이 같은 한민족이 웃음거리가 되니까 대한민국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북한 수뇌부를 원색적으로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진정한 변화가 와야 하고 진정한 남북대화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 공존할 길이 없겠는가가 국민의 생각일 것"이라며 "국민들은 도발이 있을 때 강력대응하고 평화를 얘기할 투트랙을 바랄 것"이라고 남북대화 희망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 논란과 관련해선 "상반기 중 법적절차를 거쳐서 다들 정리가 될 것"이라며 "동남권 신공항은 용역결과가 나오고 결정할 것이다. 법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하는 건 있을 수 없다. 총리 주재로 법적절차를 밟아 합리적으로 진행해 정리될 것이다. 그걸 뭐 으샤으샤 정치한다고 으샤으샤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정치적 해결은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며 충청 과학벨트 공약 파기 입장을 견지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3주년을 소감과 관련해선 "사람들이 정상에서 내려온다는 표현을 쓰는데 나는 평지를 5년 간 뛴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권력적 측면에서 세상을 보고 있다. 나는 권력적 측면이 아니고 평지 측면이다. 앞으로 2년 남았다. 서울시장 4년 간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5년을 10년 같이 할 수도 있고 2년이 안 되게 할 수도 있다"며 자신에게 레임덕이 없는 것처럼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나는 권력을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놓을 것도 없다"며 "나는 이런 나라의 대통령을 해먹기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이런 나라의 대통령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고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출입기자단이 이날 간담회를 대비해 준비한 6개의 질문 가운데 네 번째 질문인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에 대한 답변을 마친 후 "이상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겠다"고 일방적으로 간담회를 끝냈다. 남아 있는 질문은 전셋값 등 물가폭등 문제, 구제역 파동 등 이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예민한 문제들이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청와대에 근무하면 인지상정, 가족개념이 없으면 어느 사회에 가도 문제아다. 물론 각사의 형편이 있으니 이해는 하지만"이라며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MB정권과 마치 공동운명체인양 규정한 뒤, "내가 등산할 때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가 실내에 들어와서 선글라스 낀 걸 잊어버리고 보니 안이 깜깜해서 왜 이리 깜깜한가 했다. 이렇게 어떤 안경을 끼느냐에 따라 세상이 그렇게 보인다. 안경을 벗고 보면 같은 세상을 볼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누가 보기에도 기자회견과는 거리가 멀었고, 간담회 자체도 '반쪽 간담회'였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2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