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B-52

civ2 2009. 2. 14. 02:06
B-52 왜 폭격기 이름을 썼을까 궁금했습니다. 아주 우습게 보다가 제가 폭격 당할 뻔했습니다.
불을 붙인다기에 손사래쳤고 바카디 그대로 위에 엷게 남아 있었고, 빨대가 아니라 입으로 원샷 -_-
베일리스나 깔루아 뭐 저한테는 그냥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랑 마니에르 이거에 순간 벙어리가 되었군요 ㅎㅎ.
어리석은 한 들이킴에 너무나도 짧았던 감동을 그대로 갖고 싶어서 퍼왔습니다.


[칵테일] B-52

출처 : http://darkone.egloos.com/1081518


꽤나 유명한 칵테일이로군요. B-52입니다.
띄우기 방식으로 3층으로 만드는 슈터 계열의 칵테일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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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플로트

깔루아 - 1/3
베일리스 - 1/3
그랑 마르니에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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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3층으로 나뉘지 않고 제일 위에 한 층은 약간 섞여버렸군요;

커피 리큐르와 베일리스, 그리고 그랑 마르니에를 잔에 동량씩 순서대로 쌓아주는 칵테일입니다. 이대로 한번에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때로는 이 위에 바카디 151 등의 높은 도수의 술을 조금 띄워 불을 붙이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에는 이름이 플레이밍(Flaming) B-52가 되는군요.

제법 많이 알려진 칵테일입니다만, 이름이 꽤 특이합니다. B-52라...
과연 이름의 유래가 어떻게 된 것인가 잠시 알아보니 미 공군이 운용하는 "B-52 Stratofortress"라는 폭격기에서 따온 것이라 합니다. 베트남전 당시에도 사용되었는데 주로 소이탄 폭격을 하는데 쓰였다 하는군요. 소이탄은 발화를 목적으로 쓰이는 탄이니 아마 이것에 착안하여 칵테일에도 불을 붙이는 방식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칵테일 B-52는 여러 변형이 있는데,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B-53 : B-52에 보드카 추가
                                    B-54 : B-52에 아마레또 추가
                                    B-55 : B-52에 압상트(absinthe) 추가
                                    B-57 : B-52에 삼부카(Sambuca) 추가
                                    B-61 : B-52에 크렘 드 카카오 추가


뭐... 이 외에도 더 많은 변형이 있습니다만 대충 이러한 정도로군요.

그럼 슬슬 재료로 넘어가겠습니다.

 
깔루아와 베일리스, 그랑 마르니에입니다. 깔루아와 베일리스는 각각 커피와 크림 리큐르이니 공통적인 면을 가졌지만 그랑 마르니에는 오렌지 큐라소 계열의 리큐르이니 둘과는 약간 동떨어진 종류라 할 수 있겠군요.

각각의 알코올 도수는 깔루아 20도, 베일리스 17도, 그랑 마르니에가 40도로, 이 셋을 한 번에 입에 머금으면 꽤나 강렬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쌓는 순서는 깔루아→베일리스→그랑 마르니에 순서...
천천히 스푼의 뒷면을 바짝 대고 부어줍니다.


 
...깔루아와 베일리스의 경계는 제법 그럴싸한데 마지막 층이 조금 문제였군요;
그랑 마르니에 혼자만 나머지 두 리큐르에 비해 묽은 편이라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조절이 꽤나 까다롭습니다.


 
이 칵테일의 맛과 향을 최고의 상태로 즐기고 싶다면 이 상태에서 한 입에 머금고 마시는 것을 권합니다.
한 입에 머금으면 깔루아와 베일리스의 단 맛과 그랑 마르니에의 오렌지 향이 나는 강렬한 느낌이 어울려서 꽤나 독특한 맛이 납니다.

그러나 약간의 시각적인 강렬함을 원한다면 이 위에 높은 도수의 술을 띄우고 불을 붙여주는 수도 있군요.


 
오랜만에 등장한 바카디 151...
약 5ml 정도의 소량을 칵테일 위에 천천히 부으면 위에 떠오릅니다.
그럼... Let's FIRE IT~!!


 
...
......
.........

...뭔가 보이셨습니까?
불이 붙은 상태에서는 집 안의 전등이 켜져있으면 잘 보이지 않기에 완전히 불을 끄고 플래쉬도 없이 찍었더니 요로코롬 나왔군요;

...뭐, 어쨌든 플레이밍 B-52였습니다...;
이것을 마시려면 위의 불을 훅~ 불어 끈 다음에 마시면 되겠습니다. 약간의 바카디가 위에 남아서인지 좀 더 짜릿한 맛이 나는군요.


칵테일 B-52... 폭격기의 이름에서 따온 한 잔...
마치 그 이름처럼 한 입에 머금으면 강렬한 임팩트가 있는 한 잔입니다.


Commented by NeoType at 2007/12/04 00:51
린璘 님... 요즘 한창 기말 기간이니 과제와 리포트에 치이는 분들이 많군요;
4개라... 끝까지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

H 님... 저도 이제 슬슬 시험기간이로군요.
과제 역시 압박이 있습니다만... 최대한 하루에 몰아쳐서 끝내놓아야 좀 놀 시간이 있더군요;

굇수한아 님... 솔직히 불을 붙이면 나중에 껐을 때 향이 조금 독특하긴 합니다만, 제일 위 층인 그랑 마르니에의 맛이 조금 망가지더군요.
Commented by NeoType at 2007/12/04 17:51
해볼수록 나름대로 요령이 생기더군요. ...이 B-52도 3번 정도 실패한 다음에야 성공했습니다만...;
스푼의 등을 거의 잔의 벽에 가까이에 대고 스푼 등->잔 벽을 따라 서서히 흘러 내려가도록 천천히 부으니 깔끔하게 되더군요.

Commented by enif at 2007/12/04 18:32
매번 재미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B-52는 저것밖에 안들어갔는데도 왜 센건지...라고 해야할지.
저것들이 들어갔으니 센거다...라고 해야할지 헛갈리는 술입니다.
다 좋아하는 놈들만 몰아놓은 술들이라.^^
Commented by NeoType at 2007/12/04 22:34
사실 17도, 20도도 그리 약한 술이라 부르긴 힘들지요;
칵테일에 주로 쓰이는 술들이 20~40도 전후인 것들이 대부분이니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것이랄지...
Commented by 이재훈 at 2007/12/09 03:23
깔루아, 그랑마니에, 베일리스 순으로 하면 더 쉽게 더 잘 될겁니다.
Commented by NeoType at 2007/12/09 12:28
음? 그랑 마르니에보다 베일리스가 "무겁지" 않은지요.
만약 가능하다면 다시 한 번 그렇게도 해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이재훈 at 2007/12/14 01:24
맞습니다. 베일리스가 더 무겁지요. 그런데 제가 말한 순서로 하면, 베일리스가 깔끔하게 그랑 마니에를 뚫고 내려가서 층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