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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盧묘역 참배…“과거망각 전략..무섭다” - 뉴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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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21. 21:22
한나라, 盧묘역 참배…“과거망각 전략..무섭다”
서영석 “민주, ‘필사각오’ 무시했다간 큰코다쳐”
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5.20 18:03 | 최종 수정시간 11.05.20 18:35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 황우여 원내대표가 20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 한나라당
2년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매도하며 보수언론과 함께 ‘폭풍공세’를 폈던 한나라당의 신임지도부가 서거 2주기를 맞아 2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23일 여러 정당 대표들이 참석하는 공식 추도식이 있지만 한나라당은 사흘을 앞둔 20일 먼저 봉하마을로 향했다. 정희수 사무총장 직무대행, 안형환 대변인, 황영철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 비서실장, 안홍준 경남도당 위원장이 함께 했다.
황 원내대표는 김경수 노무현재단 사무국장의 안내를 받아 분향소에 헌화·분향하고 너럭바위 묘소에 머리 숙여 참배했다. 황 원내대표는 김 국장의 묘역 조성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권양숙 여사와 20여분간에 걸쳐 담소를 나눴다. 노 전 대통령 측에서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백원우 민주당 의원, 김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탈하고 서민들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며 “불의를 보면 진노하는 성격으로 노 전 대통령의 이러한 힘이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극찬했다.
황 원내대표는 또 “노 전 대통령은 지난 88년과 89년 제15대 국회의원 시절 자신(황 원내대표)과 함께 교육위에서 의정활동을 했다”며 “매사에 명확하고 분명하며 애정이 많은 그런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권 여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서울에서 멀어 다녀가기가 쉽지 않은데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측은 참배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 보복정치 문화 근절, 전직 대통령 예우 관련법 등 실질적인 행동 이행을 촉구했다. 백원우 의원은 “2008년 홍준표 원내대표가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했던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며 “황영철 의원, 조윤선 당시 대변인도 그랬다”며 한나라당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홍준표 당시 원내대표는 2008년 국감에서 “노 전 대통령처럼 아방궁을 짓고 사는 사람은 없다, ‘노방궁’이다”며 “웰빙숲 조성은 쌀 직불금 파동에 버금가는 혈세 낭비의 대표적 사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집 앞에는 주차할 데도 없다”고 호화사저로 몰아붙였다.
이계진 당시 의원도 “웰빙숲은 야당이 적대시하는 강남 사람이 살고 싶은 수준”이라고 가세했고 황영철 당시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혈세를 사저와 봉하마을 만들기에 쏟아붓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윤선 당시 대변인도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은 그야말로 ‘노방궁’이 되고 있다”며 “서민 생활은 점점 피폐해지는데 노 전 대통령 주변은 더욱 풍요로워지는 이런 부적절한 실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밝혀야 한다”고 일방적 공세를 폈었다.

황 원내대표가 2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한나라당
문 이사장은 그때의 일을 상기시키며 “절반은 사저이고 절반은 경호동이다. 당시 원내대표와 당 대변인이 아방궁이라고 했는데 너무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권 여사는 “처음 오시니까 이런 말씀을 드린다. 저희들이 맺힌 게 많다. 대통령이 저렇게 되고 나니까 맺힌 게 많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고 문 이사장은 “우리 정치문화와 관계가 있다. 이런 문화가 악순환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복정치문화 근절을 강조했다.
백 의원은 아울러 “조현오 경찰청장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10개월이 넘도록 처리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검찰의 소환조사를 촉구했다.
문 이사장은 이와 함께 “전직 대통령 예우에 대해서 신경 써 달라. 현재 묘역관리하기가 어렵다”며 “우리나라 장사법에 따라서 국가보전묘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지정만 했을 뿐이지 어떻게 관리해야 될지 정부지원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 국가의 관리지원이 필요하다”고 관련법 마련을 요구했다.
문 이사장은 또 전직 대통령 기념도서관과 관련 “참여정부에서 많은 기록을 넘겼다. 이 기록은 대통령만 볼 수가 있는데 저렇게 대통령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기록열람이 어렵다”며 “물론 이관할 때 국가기밀기록 뿐만 아니라 대통령 생활기록도 현재 지정기록으로 다 묶여있다.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황 원내대표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이 있는데 사랑하는 고향에서 모시는 건 당연하다”며 “미국에서도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시면 도서관을 짓고 예우를 하고 있다. 좋은 말씀 해주셨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황 원내대표는 “진작 찾아뵈어야 했는데 늦어 죄송하다. 많은 좋은 얘기를 들었다”며 이날 방문 소감을 밝힌 뒤 노 전 대통령을 사저를 한바퀴 둘러보고 예방을 마쳤다.
“‘아방궁’ 저주 현장 잘 둘러봤나…사과부터하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 사저가 어떤 사저인 줄은 알겠지요. 그 사저 이름은 ‘아방궁’이다”며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이 퇴임하는 대통령을 매도하고 공격하고 깎아내리기 위해 붙여준 이름이다”고 2008년의 악몽을 되짚었다.
양 전 비서관은 “잘 구경하기 바란다. 전임 대통령을 어떻게든 흠집 내기 위해 촌구석의 집 한 채를 향해 붙여준 가당찮은 조롱, 그에 걸맞는 초호화판 저택이 맞는지 눈으로 꼭 확인하기 바란다”고 조소를 보냈다.
그는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겠죠”라며 “그렇다면, 다시는 전임 대통령을 정적으로 몰아가고, 끝내는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저주와 죽음의 언어가 얼마나 흉측한 일인지를 깊이, 깊이,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아방궁 공격은 단순히 집에 대한 오해가 아니었다. 그것은 전임 대통령을 증오하고 파렴치범으로 몰아가기 위한 정치보복극의 신호탄이었다”며 “무려 1년 반에 걸친 정치 보복극의 전말은 반드시 언젠가, 어떤 과정으로든 규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그(황우여)가 대표로 있는 한 더 이상은 치졸한 공격의 언어, 조롱과 능멸의 언어, 그리고 추잡한 정치보복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며 “그런 의미에서 그의 아방궁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는 이같은 전격행보 대해 “한나라당이 답답하긴 답답한 모양이다”며 냉소를 보내면서도 “그러나 참 불행하게도 이런 정치적 행동이 효과가 있다는 게 문제”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서 전 대표는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필사적 각오를 우습게 알다가는 총선에서 크게 다친다”며 “탄핵 열풍을 타고도 정동영 최고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120여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그때 일을 잘 상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 전 대표는 “그래서 한나라당의 저력이 무섭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가 좋게 나온다고 자만해서 야권 연대를 등한시하다가는 큰코 다친다. 후회해도 소용 없다”고 경고했다.
이근행 MBC 전 노조위원장은 트위터에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봉하참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타살했던 현 정권의 반성은 없었다”며 “오로지 노무현 죽이기로 일관했던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자신들의 과거를 망각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혹평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무섭다”며 ‘후안무치 행보’에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