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8. 21:28

MB-불교계 갈등 봉합? '출입금지' 현수막은 없어졌지만... - 민중의소리




출처 : http://www.vop.co.kr/A00000391351.html
 

MB-불교계 갈등 봉합? '출입금지' 현수막은 없어졌지만...

조계종 정부.여당 인사 출입금지 해체, 靑 '불심 달래기'..."갈등 생각보다 깊다"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ㅣ 입력 2011-05-08 13:21:44 / 수정 2011-05-08 14:06:49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의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와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교계에 지원할 예정이었던 예산이 전액 삭감되자 조계종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 대해 전국의 사찰 출입을 거부한다"고 선언해 정부와 조계종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한나라당 불교 신자 의원 모임인 '한나라당 불자회'가 지난달 19일 조계사에서 열기로 한 법회를 허용하면서 조계종의 태도는 상당히 누그러졌다. 이날 법회는 '전통문화 수호 및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과 다짐 법회'로 이름지어졌다.

정부, 불교계 끌어안기 나서

지난 3월 28일 조계종 포교원장인 혜총스님은 청와대에서 청와대 불자모임 법회에 참석했다. 이후 조계사 입구에 걸려있던 정부·여당 인사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현수막이 사라졌다.

이는 최근 전통사찰 건축을 규제하던 자연공원법이 개정되고, 한나라당이 사찰 전통문화를 지원하는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면서 불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7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방문해 정부와 불교계 사이에 불편했던 관계에 대해 사과했다. 홍 수석은 불기 2555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봉축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날 해인사를 찾았다. 이자리에서 홍 수석은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과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 등과 10여분 동안 환담을 나눴다.

홍 수석은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불교계 어른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런 일들을 거울삼아 그동안의 앙금을 씻고, 국가에 대한 불교의 역할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을 거론하며 "대장경은 불교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유산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입금지 풀렸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홍 수석이 해인사를 방문해 '유감'의 뜻을 전하면서 표면적으로 갈등은 풀린 것으로 읽힌다. 법전 스님은 홍 수석에게 "임기 중이나 임기 후라도 국민을 화합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며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말하고 "혹 잘못 하는 일이 있겠지만 인간이 하는 일이니까..."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정부가 최근 조계종의 방북을 승인한 것도 불교계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조계종은 지난 4일 10여명의 방북단을 구성해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등을 논의했다.

조계종은 2000년대 들어 매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조불련과 공동으로 봉축등을 달고 법회를 열었으나 2008년 7월 발생한 박왕자씨 피격 사건과 천안함 사건 등으로 2009년과 2010년에는 공동법회를 열지 못했다.

조계종 대변인인 정만 스님은 4일 논평을 통해 "최근 정부. 여당 내에서 전통문화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인식하고 새롭게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점은 때늦은 감이 있으나 다행스럽다"면서도 "실천의지와 구체성에 있어서는 지켜보아야 할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방북허용이나 이명박 정부의 봉축 메시지등은 긍정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조계종과 정부의 갈등은 생각보다 깊다"면서 "현수막 없어진다고 갈등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